저축은행 PF대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상위 10개사 작년말 잔액 1년새 42% 감소
신규 PF대출 사실상 중단.. 부실채권은 캠코에 매각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저축은행 부실 및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됐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규모가 지난해 큰 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금융감독원 및 업계에 따르면 경기·동부·서울·솔로몬·진흥·한국·현대스위스·현대스위스2·HK·W 등 국내 상위 10개 저축은행의 부동산 PF대출 잔액이 지난 2010년 말 3조966억원에서 작년 말 1조8092억원으로 42% 감소했다. PF대출잔액이 줄면서 전체 대출에서 PF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16.0%에서 13.1%로 낮아졌다.

각 은행별로 보면 PF대출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솔로몬저축은행으로 작년말 기준 327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2010년 말(8042억원)과 비교하면 5000억원 이상 줄었다.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4%에서 10.7%로 감소했다. 이밖에 동부저축은행이 1481억원(11.3%)에서 590억원(5.1%)으로, HK저축은행이 1196억원(5.8%)에서 367억원(1.7%)로 PF대출규모와 비율을 낮췄다. 다만 한국·경기·진흥 계열은 PF대출 비중을 줄이지 못하고 있다. 절대금액은 감소 추세에 있지만, 총 대출 규모가 함께 줄어들면서 한국과 경기저축은행은 오히려 2∼3%포인트(P)정도 비중이 늘었다.

PF대출 규모가 감소한 것은 각 저축은행들이 신규 PF대출을 사실상 중단했을 뿐 아니라, 지난 2008년부터 꾸준히 부실 PF채권을 자산관리공사(캠코)에 매각했기 때문이다.

당국은 저축은행 경영정상화를 지원하기 위해 2008년 이후 총 4차례에 걸쳐 약 7조4000억원(원금기준) 규모의 저축은행 부실 PF채권을 캠코에 매각했다. 매각 금액은 PF대출에서 제외되는 대신 대출채권으로 계산된다. 따라서 PF대출이 감소했다고해서 그만큼 관련 부실이 줄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각 저축은행은 PF대출채권에 대한 손실예상액을 적립(5년 만기)하도록 돼 있는데, 적립률이 50%를 넘긴 곳은 아직까지 한국(53%)·부산솔로몬(53.6%)·W(52.4%) 뿐이다.

저축은행의 PF대출은 지난 2007년 6월 저축은행업계의 'PF 대출 취급규정'이 만들어지면서 빠르게 확산됐다. 지난해 영업정지 된 부산저축은행의 경우 2010년 말 PF대출 비중이 73.4%에 달하기도 했다. 지난 2005년 이후 6년간 저축은행이 건설업계로부터 받은 이자규모만 9조원을 웃돈다.

금융당국은 PF대출 비중이 전체 대출의 30%를 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지만, 일부는 PF대출을 일반 대출로 위장해 감시망을 피하는 등 불법영업을 한 사실이 적발된 바 있다.

한편, 국내 저축은행의 PF대출 규모는 2008년 말 11조5000억원, 2009년 말 11조8000억원, 2010년 말 12조2000조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초에는 17조원까지 급증했다가 지난 9월 4조7000억원까지 줄었다.



김현정 기자 alph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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