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넘어 레저·예술까지… 매년 20% 이상 증가
‘어글리브로스’의 윤상현 대표(오른쪽)는 자신의 의상학과 전공을 살려 라이더룩 전문몰을 운영하고 있다.[사진:이코노믹리뷰 이미화 기자]
온라인에서 개인이 의류 등 특정 품목을 판매하는 전문 쇼핑몰이 최근 눈에 띠게 급증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생겨나기 시작한 전문몰은 매년 연평균 20% 이상 창업자가 증가하고 있다. 아이템도 다양해졌고 세분화하는 추세다. 최근엔 의류 일변도를 벗어나 개인의 취미와 관심사, 전문성 등을 살려 영역이 넓어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지난 8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한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드르륵 드르륵’ 샘플을 만들기 위한 미싱 도는 소리가 요란하다. 한 쪽에선 한 사람이 청바지를 차곡차곡 접어 박스 포장을 하고 있다. 벽 한쪽엔 청바지와 점퍼들이 걸려 있고 직원들 책상 옆엔 제품을 입은 마네킹들이 보초를 서듯 우뚝 서있다. 건물 지하 1층에 위치한 이곳은 라이더룩 전문몰 ‘어글리브로스’(http://uglybros.cafe24.com)의 작업실 겸 사무실이다.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들의 안전과 스타일을 동시에 추구하는 라이더룩을 제작하고 온라인 전문몰을 운영하는 곳이다.
이 업체 대표인 윤상현(38)씨는 2000년대 초반 우연히 오토바이를 타게 된 계기로 라이더룩에 관심을 갖게 됐다. 출·퇴근 교통수단으로만 오토바이를 타는 그는 평소 라이더룩이 할리데이비슨을 타는 사람들의 육중한 가죽패션 차림으로만 인식되는 것이 싫었다.
“아직 우리나라는 오토바이에 대한 인식이 그다지 좋지만은 않잖아요. 오토바이를 탄다하면 무거운 가죽재킷에 치렁거리는 금속체인의 부담스런 옷차림, 아니면 택배기사처럼 멋없는 패션으로만 생각하는데 왜 평상복으로 실용적이면서도 멋스러운 라이더룩은 없는 걸까 생각하다가 그럼 내가 한번 만들어볼까 하는 맘에 시작하게 됐어요.”
윤 대표는 의상학과를 졸업했고 남성복 회사에서 5년간 디자이너 및 MD로도 근무한 경력을 갖고 있다. 자신의 적성과 취미를 동시에 살릴 수 있는 일을 찾게 된 것이다. 2004년 자체 브랜드 ‘어글리브로스’를 런칭해 바이크 쇼핑몰에 입점하거나 바이크 잡지에 카달로그 형식으로 광고를 통해 제품을 판매해왔다. 어글리브로스는 안전성을 중시한 모토팬츠, 무릎 보호대를 넣었다 뺐다 할 수 있는 기능성 청바지인 바이커진, 저렴한 가격 대비 고도의 셔링기술이 가미된 셔핑 팬츠 등 주로 바지류와 소품종의 재킷 및 점퍼류가 판매된다. 가격대는 20만원 내외로 30만원 이상대의 해외 브랜드 라이더룩과 경쟁했을 때 충분히 가격경쟁력이 있다. 자체 홈페이지를 운영하긴 했지만 전문몰 성격으로 운영되기 시작한 것은 2010년 웹호스팅 전문 업체 서비스와 연동하면서 부터다.
온라인 사에서 입소문을 통해 찾는 고객들이 많아지고 있다. 어글리브로스 주 고객층은 30~40대가 전체 중 80%를 차지한다. 오토바이를 타지 않지만 특이한 디자인의 청바지를 찾는 고객들도 약 20%나 차지하고 여성고객들도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주로 입소문을 통해 사이트를 찾아오고 있다. 한 달 매출이 3000만~4000만원에 이른다.
깊이있는 전문성 커뮤니티 공간으로도 한몫최근 전문몰은 어글리브로스의 사례처럼 오픈마켓이나 종합쇼핑몰과는 달리 특정 분야의 제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운영자의 개성이나 전문성 등이 반영된 몰들이 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이미화 기자]
전문몰 호스팅 서비스 전문 업체인 ‘카페24’에 따르면 전문몰이 생성되기 시작했던 초기에 ‘의류’로 국한 됐던 것이 이제는 식품, 레저, 예술 등으로 다양화 됐고, 분야에 따라 판매되는 아이템도 점차 세분화되는 추세다. 소비자들의 콘셉트에 따라 10대, 20대 등 세대별로 구분되기도 하고 특정고객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전문몰들도 점차 많아지고 있다.
카페24 관계자는 “전문몰은 오픈 마켓이나 종합쇼핑몰과는 달리 특정 분야의 제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전문성의 깊이에서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런 현상은 전문몰의 커뮤니티 기능이 한 몫하고 있다. 전문몰은 온라인 공간으로서 판매되는 아이템에 대한 관심이 높거나 특정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전문지식을 가진 소비자들이 왕래하면서 자연스럽게 커뮤니티가 활성화 되고 정보 공유가 활발하다는 특징이 있다.
예를 들어 스노보드복을 판매하는 전문몰에서는 ‘바인딩 묶는 법’ ‘리프트 타는 법’ 등의 기초적인 정보를 제공하기도 하고 10대 의류를 판매하는 전문몰에선 소비자들끼리 또래만의 고민을 공유하고 댓글을 달면서 소통하는 공간이 형성되기도 한다.
10대~20대 초반 여성들의 의류를 판매하는 쇼핑몰 ‘탐나도다’(www.tamnadoda.co.kr)의 경우가 그렇다. 이 사이트는 평범한 여고생이 운영하고 있다.
초등학교 시절 우연히 아파트 벼룩시장에서 옷을 팔았던 경험을 통해 장사에 매력을 느껴 전문몰을 열게 됐다는 김수지 대표(19)는 언제든지 들러 마음의 위로를 얻을 수 있는 ‘친구 같은 쇼핑몰’을 지향한다. 김 대표는 메신저, 미니홈피, 문자 등 다양한 방법으로 고객들과 직접 소통하고 있다.
운영자 전공 살린 특화 전문몰 창업은 활발특히 최근엔 전공을 살려 전문몰을 여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 과학실험 재료 전물몰 ‘사이언스존’(www.sciencezone.co.kr) 박준석 대표(36)는 2008년부터 기초과학 원리를 실험을 통해 쉽고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는 과학기구들을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과학실험기구 세트를 제작하는 회사를 다녔던 경험과 사회복지학을 전공해 교육복지에 대한 평소 관심을 바탕으로 창업을 했다.
박 대표는 이 전문몰을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기 위한 목적으로만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꿈과 비전을 실현하는 밑바탕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그는 자체적으로 전문연구인력을 갖춘 연구소를 운영해 2009년엔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로부터 연구개발전담부서로 인정을 받는 등 월등한 기술력을 자랑한다. 박 대표는 “학생들이 더 쉽게 과학을 배울 수 있는 디지털콘텐츠를 만들고 과학실험 전문학원을 운영하는 것이 향후 목표”라고 말했다.
미술용품판매몰인 ‘화방넷’(www.hwabang.net)의 김견남(53) 대표도 전공을 살려 전문몰을 운영하는 케이스다. 김 대표는 미술을 전공하고 미술학원 운영 경력을 갖고 있다. 붓, 물감, 염료모형, 제도판 등 초보부터 전문가들을 위한 재료 등 1만 여 가지가 넘는 미술관련 용품들을 판매한다. 이와 함께 게시판, 커뮤니티, 동영상 등을 통해 상품활용법을 비롯해 미술학원 정보, 전시회, 실기대회, 공모전, 구인·구직 정보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높아진 신뢰와 위상 대형유통업체도 ‘러브콜’무엇보다 전문몰들이 점점 전문화, 매니아화 되는 트렌드는 무엇보다 전문몰 시장의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현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전문몰은 지난 5년간 창업자가 매해 평균 20% 이상씩 증가하는 등 급속히 팽창하고 있다. 올해도 전문몰 창업자 수는 크게 늘었다.
카페24를 운영하는 심플렉스인터넷이 지난 연말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온라인 전문몰 창업자는 2010년 보다 약 24% 증가한 12만 6494명에 달했다. 이는 2007년부터 연평균 약 21%씩 성장한 수치다.
이렇게 시장이 커지면서 온라인 쇼핑몰 창업에 대한 인식에도 변화가 온 것이다. 개인 창업자 수치만큼이나 전문몰에 대한 신뢰와 위상도 높아졌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 대형유통업체들이 경쟁력을 키운 온라인 전문몰들의 입점을 요청하는 사례도 많아졌다.
특히 백화점이나 마트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자체제작 상품 등 희소성 있는 아이템을 판매하는 전문몰에 대한 입점 제의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는 전문몰이 하나의 브랜드로 인정받고 고객들로부터 상당한 신뢰도가 형성됐기에 가능한 현상으로 분석한다.
취업난이나 불황탈출이 목표인 20대~30대는 물론 명예퇴직이나 갑작스런 실직으로 직장을 잃은 40대~50대, 퇴직 후 일을 찾는 과정에서 새로운 시장에 눈을 뜬 60대 등 전 연령층에서 온라인 쇼핑몰이 새로운 ‘전업’의 기회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최근에는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면서 개인들이 자기만의 개성을 추구하는 일에 집중하면서 단순히 돈을 버는 일보다 자기실현을 앞세우는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
관심없는 일보다 평소 관심을 갖고 있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일과 관련된 분야에서 취업과 창업을 동시에 해결하려는 트렌드와도 전문몰은 궁합이 잘 맞는다. 온라인은 상권이 국내에만 머무르지 않고 해외까지 뻗어 있다는 점, 창업비용이 저렴하다는 점도 전문몰 창업 증가의 요인으로 꼽힌다.
윤상현 어글리브로스 대표는 “전문몰을 운영하는 사람은 자신이 선택한 아이템에 관심이 있어야 전문상품을 볼 수 있는 안목도 생기고 운영도 잘 할 수 있다”며 “전문몰을 운영하려면 상품에 대한 노하우와 지식을 많이 쌓아야 하는데 본인이 관심이 있어야 더 많이 공부하지 않겠느냐”며 전문몰 운영자의 최대 덕목이 전문성임을 재차 강조했다.
인터뷰 | 이재석 심플렉스인터넷 대표이사“개성찾는 현대인들이 전문몰 분화 촉발”
[사진:이코노믹리뷰 이미화 기자]
전문몰 시장 규모는 얼마나 되나.“통계청 자료에 따른 전문몰 거래액은 지난 2010년 6조원을 넘어섰고 2011년은 약 7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매해 거래액 성장율도 두 자리 수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전문몰의 전문화 현상이 눈에 띄는데 그 원인은 무엇인가.“사람들이 소득이 올라가면서 전문 콘텐츠에 관심을 갖는 경향이 점점 두드러지고 있다. 자기만의 스타일을 완성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아진 때문이다. 없을 땐 먹고 사는 문제가 중요했지만 이제는 다르다. 스타일에 대한 수요가 생기니 공급도 생겨나면서 시장이 생겨난 것이다. 또한 온라인은 상권이 국내에만 국한되지 않고 세계 전체를 대상으로 한다. 상권이 제한적이면 전문화가 통하지 않겠지만 상권이 전 세계가 되다 보니 매우 특정 대상만으로 하는 아이템이라 하더라도 시장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 존재하면서 전문몰 창업 증가로 이어졌다.”
이런 현상이 바람직한 것인가. 부작용은 없나.“바람직한가 아닌가를 떠나서 전문몰의 전문화는 기본 트렌드다. 산업화 시대 농촌을 떠나 도시로 가는 것을 바람직하다 아니다 말할 수 없는 것처럼 피할 수 없는 트렌드인 것이다. 부작용이라는 것은 ‘쉽게 잘 될 것’이라고 하고 준비없이 시작한 사람들이 쉽게 실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성공하는 전문몰들의 공통적 특징은 무엇인가.“일단 열심히 한다는 것이고 고객의 입장에서 봤을 땐 확실하게 독특한 소싱이 있다는 점을 얘기하고 싶다. 해외시장과 독점계약을 했다던가 하는 것이 단적인 예다. 어쨌든 차별화를 한다는 것이며, 그것이 상품 소싱에서 나오든지 인생 경험에서 나오든지 어떤 방식으로 자기만의 콘텐츠를 잘 개발한 사람들이 성공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전문몰 시장의 전망은. “업계 전망은 밝다. 트렌드이기 때문이다. 다만 수요만 늘면 공급자 입장에선 굉장히 전망이 좋은데 문제는 수요와 공급이 동시에 늘기 때문에 공급자 입장에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그러나 경쟁은 곧 기회로도 볼 수 있다. 전문몰을 하려는 사람들에겐 그만큼 기회가 더 많아진다는 측면도 있다.”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국민소득이 올라가는데 사람들은 예전보다 더 힘들다고 한다. 그건 정체성의 문제라고 본다. 경제수준이 나아지고 삶에 여유 생기면서 사람들이 나만의 정체성을 찾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예전엔 연극하는 사람들이 그런 경향이 강했지만 요즘은 수많은 사람들이 그런 욕구를 느낀다. 나만의 스타일을 찾기 위한 수요가 많아지면서 공급도 함께 늘어난다. 전문몰 현상은 인간의 정체성 문제와 관련이 있다고 본다.”
프리미엄몰도 아이템 특화가 대세대형 종합몰과 백화점들은 고가품 또는 명품 중심의 프리미엄몰을 지향하며 이색 또는 특화된 아이템으로 전문화하는 추세다. SK플래닛 오픈마켓 11번가는 최근에 나타나는 고객층의 변화에 주목하며 다양한 프리미엄 플랫폼을 오픈했다. 대표적인 것이 골드시니어전문관, 패션백화점, 디-럭셔리11, 리빙백화점 등이다. 골드시니어전문관은 지불능력을 갖춘 시니어층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패션, 뷰티, 건강식품 레저 등 관련된 상품을 총망라한 플랫폼이다.
패션백화점은 국내외 유명 백화점 패션 브랜들을 한 자리에서 구매할 수 있는 쇼핑 플랫폼이며 디-럭셔리11은 이탈리아 명품전문기획관으로 발렌시아가, 돌채앤가바나, 몽끌레어 등 이탈리아의 명품브랜드 제품 500여 가지를 국내 오프라인의 30% 가격대로 판매한다.
리빙백화점은 최근 고가의 명품 가구와 가전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트렌드가 반영돼 만들어진 리빙전용쇼핑 플랫폼이다. 11번가는 또한 고객들의 이색 취미에 따른 고가상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현상을 주목해 올 해 초 9900만원 상당의 맞춤형 경비행기를 비롯해 970만원대 전기자동차, 2억짜리 우주여행상품, 1600만원대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 2억7000만원 짜리 목조 모듈러 조립식 주택 등을 온라인에서 판매하기도 했다.
오는 3월 오픈하는 롯데백화점 프리미엄몰은 기존 백화점을 통해 판매하는 각종 명품 브랜드뿐만 아니라 30억짜리 요트와 같은 희귀상품, 고급 승용차, 오토바이 등이 판매된다.
지난 1월에 새롭게 리뉴얼한 갤러리아몰은 온라인 VIP마케팅 일환으로 프라이빗 클럽을 운영, 제한된 시간 안에 한정된 수량의 특가로 판매하는 ‘플래쉬 세일’ 등 프리미엄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Only 상품 마케팅으로 갤러리아가 국내 단독으로 전개하고 있는 미국, 유럽, 일본 등 해외 직매입 및 PB상품들을 온라인을 통해 선보이는 전략을 통해 프리미엄몰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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