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TV 시장 화두는 가격?

[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각 TV 제조사들의 신제품 출시 경쟁이 빨라지면서 소비자들도 올해 TV 시장 추이를 관심 있게 지켜보기 시작했다. 다만 소비자들의 요구는 제조사들이 원하는 방향과 차이가 있다. 제조사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첨단 기술 경쟁이 아니라 가격, 편의성 등 효율적인 측면에 맞춰져있다.

5일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과 영국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TV구매 시 가장 중점적으로 살피는 항목을 조사한 결과 가격, 쉬운 사용법, 디자인 등이 주요 고려 대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들이 강조하고 있는 3D나 스마트 등의 첨단 기능과 거리가 멀었다는 이야기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소비자에게 지금의 첨단기술 전쟁은 의미가 없다. TV의 주 사용처인 방송콘텐츠는 변변한 3D 제작물 하나 없는 상태고 디지털 방송 역시 올해 말이나 돼서야 겨우 HD가 본격 시작될 뿐이다. TV 가격은 해마다 뚝뚝 떨어지는데 일 년에 서너번 3D나 풀HD 영화를 보자고 보급형보다 100만원이상 비싼 프리미엄TV를 선택할 이유는 없다. 스마트TV 역시 마찬가지다.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쓰고 콘솔 게임기를 통해 엄청난 고사양의 게임을 즐기는 이들에게 TV의 스마트 기능이란 계륵조차 안 되는 존재다.

주요 제조사들이 애매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저가TV 시장에 뛰어 들 수밖에 없으리라 짐작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은 이들 나름대로의 고민이 있다. 이미 부품 가격이 바닥수준인 상태에서 가격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어 저가 TV를 아무리 팔아봤자 이익이 거의 남지 않는다. 게다가 브랜드 가치를 위해서 품질과 서비스를 일정 수준 유지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결국 기존 자사의 보급형TV와 저가TV 사이의 애매한 가격대의 제품밖에 나올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아직까지 브랜드 가치에 일정부분 비용을 지불할 소비자가 다수라는 점에서 승산은 있는 게임이다. 여기에 하나 더 덧붙이자면 기술력으로 이익률을 높일 수 있는 여지도 존재한다는 점이다. 직하형 무도광판 기술 등이 대표적이다. 이 기술은 최근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에지형(LED를 테두리에 배치)이 아닌 화면 뒤쪽에 LED를 배치하는 직하형을 기반으로 해 부품 비용이 큰 도광판이나 필름을 제거한다. 두께는 약간 두꺼워지지만 가격 낮추거나 이익률을 높힐 수 있어 제조사들의 저가 TV에 내장 될 것으로 예상되는 기술이다.업계 관계자는 "제조사들이 이익률 때문에 프리미엄TV에 주력하고는 있지만 디지털 전환이나 경기 침체 등 여러 여건은 제조사의 기대와 상반되는 측면도 있다"며 "올해 TV 시장은 기술과 함께 원가 및 가격경쟁력이 화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jis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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