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 소득 300만원'의 워크아웃

빚독촉 시달리다.. 중산층도 전년대비 27% 늘어

가계대출 억제했지만 중산층까지 확산
신청건수 480건·전년대비 27% 늘어
지난해 전체 워크아웃 신청 9만여명 달해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 지난 2008년 결혼 당시 빚을 내 전세보증금을 마련한 박모씨(남ㆍ29세)는 다니던 회사의 자금사정이 어려워지는 바람에 이자상환은 물론 생활비 마저 빠듯해졌다. 박씨는 회사를 그만두고 월 120만원을 주는 자동차부품업체에 재취업했지만 갈수록 빚이 늘어 결국 신용회복위원회에 개인워크아웃을 신청하고 말았다. # 음향기기 소매업체를 운영하던 이모씨(남ㆍ28세)는 갑자기 찾아온 허리디스크를 치료하기 위해 카드업체에서 돈을 빌렸다. 그러나 건강악화와 경기둔화로 매출은 월 100만원 수준까지 떨어졌고, 결국 개인워크아웃을 위해 신복위에 도움을 청했다.

빚을 갚지 못하고 빚 독촉에 시달리다 워크아웃을 신청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정부가 가계대출 억제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파산 직전에 놓인 개인 채무자들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30일 신회위에 따르면 지난해 워크아웃 신청자는 총 9만1336명으로 전년 대비 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워크아웃은 7만6839명으로 0.6% 감소했지만, 프리워크아웃은 1만4497명으로 2배가량 늘었다. 신복위가 운영하고 있는 채무조정 프로그램인 프리워크아웃과 개인워크아웃은 공통적으로 5억원 미만의 채무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이 가운데 연체기간이 3개월 미만인 연체자는 프리워크아웃을, 3개월 이상인 경우는 개인워크아웃을 신청할 수 있다. 급증세를 보인 프리워크아웃은 통상 저소득층이 아닌 중산층의 신청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가계의 신용위험이 소득에 관계없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월소득 300만원 이상의 중산층 가운데 개인워크아웃을 신청한 건수도 지난해 480건을 기록, 전년 대비 27.3%나 늘었다.

절대적인 부채 구모도 급증하는 추세다. 개인워크아웃 신청자 가운데 부채규모 2000만원 이하는 총 4만3814명으로 지난해보다 6.3% 줄었지만 부채가 1억원을 초과하는 신청자는 1695명으로 20.6%나 증가했다. 신복위에서는 채무자를 줄이기 위한 신용 교육 확대 및 긴급자금 지원 등 다양한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신복위 관계자는 "경기 악화로 부채 원금은 물론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경우가 늘면서 워크아웃 신청 건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해 신용회복 지원이 확정된 7만9172명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부채관리와 건전한 소비생활을 유도하기 위한 신용관리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더불어 일반인과 군 복무자를 대상으로 신용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교육을 진행하는 한편, 취업안내와 소액금융지원 등 다양한 해결방법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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