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구제금융 후 첫 국채스왑 거래

2014년물 35억유로 2015년물로 교환..2013년 구제금융 졸업 목표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아일랜드가 2010년 10월 구제금융 후 처음으로 국채 스왑거래를 실시하면서 글로벌 채권 시장에 복귀했다.

아일랜드는 25일(현지시간) 2014년 1월 만기 국채를 2015년 2월 만기물로 교환해주는 국채 스왑을 실시했다. 2013년 말까지 구제금융 졸업을 목표로 하고 있는 아일랜드 정부가 졸업 직후인 2014년 국채 상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목적에서였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아일랜드가 2010년 9월 이후 처음으로 국제 채권 시장에서 거래를 했다고 전했다. 아일랜드는 더 높은 금리를 지급하는 대신 만기를 연장했다. 2014년물 국채 수익률은 4.9%였고 새로이 교환된 2015년 국채에 지급될 수익률은 5.15%였다. FT에 따르면 2014년물 118억유로 중 35억유로가 이번 스왑 거래를 통해 2015년물로 교환됐다.

아일랜드는 2010년 11월 EU와 IMF로부터 675억유로 구제금융을 받은 후부터 글로벌 채권 시장에서 거래를 하지 못 했다. 그러나 지난해 아일랜드 경제가 성장세를 회복하고 재정적자 목표치도 달성한데다 정치적 안정도 이어지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최근 안도감이 커졌다. 지난해 7월 18%를 기록했던 아일랜드 국채 10년물 금리는 최근 7~8%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5년물 국채 금리는 구제금융 후 처음으로 5%대로 하락했다.

자금조달 비용이 줄어들고 최근 유럽 금융시장도 다소나마 안정을 찾고 있는 틈을 이용해 아일랜드 정부는 2014년 국채 상환 부담을 줄였다. 굿바이 스톡브로커스의 더몬트 오렐리 이코노미스트는 "아일랜드는 계속해서 구제금융 관련 목표치를 달성하면서 그리스와 차별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들은 아일랜드가 경제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를 가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라스 증권의 마이클 커밍스 이사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달 3년 만기 장기대출(LTRO)을 통해 5000억유로를 은행들에 빌려준 뒤 아일랜드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일랜드 은행들이 자국 국채를 적극적으로 매수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금리가 하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 국채 스왑으로 2014년 230억유로 국채 상환에 대한 부담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지속되는 유로존 부채위기와 글로벌 경기 둔화는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EU와 IMF는 올해 아일랜드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0%에서 0.5%로 하향조정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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