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출렁..한국서 현금화" 해외DR 해지 61%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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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지난해 해외주식예탁증서(DR)의 국내원주 전환 물량이 61%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유럽위기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으로 유동성이 풍부한 국내시장 이용한 현금확보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26일 한국예탁결제원(KSD)에 따르면 국내기업이 발행한 해외DR이 지난해 국내원주로 전환(DR 해지)된 물량은 6827만8000주로 직전해 4238만3000주 대비 61.1% 증가했다. 지난해 해외DR 전환물량의 증가요인으로는 남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이 첫번째로 꼽혔다. 미국 증시 침체로 DR을 원주로 전환해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풍부한 국내시장에서 원주를 처분, 현금확보를 하려는 수요가 증가했다는 것.

증시 변동폭이 커지면서 두 시장간 가격차이를 이용한 차익거래 수요 역시 늘어난 것으로 평가됐다. 해외투자자들이 선호하는 SK텔레콤 , KT 등 통신우량주에 대한 수요가 높았던 것도 원인으로 보인다.

국내원주가 해외DR로 전환된 물량은 5803만3000주로 직전해 대비 4%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유럽 재정위기로 촉발된 세계적 경제위축 분위기 속에서의 상승세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지난해 해외DR의 분기별 전환추이는 해외DR에서 국내원주로 전환 및 국내원주의 해외DR 전환 모두 1분기가 2448만8962주(35.9%), 2867만6101주(49.4%)로 가장 많았다. 차익거래 수요증가와 KT의 DR가격 고평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말 기준 해외DR 발행회사는 39개사 45개 종목이다. 이는 직전해 대비 1개사 1종목이 증가한 것이다. DR원주수량이 가장 많은 종목은 국내비상장 종목인 한국씨티금융지주를 제외하면 KT로 7932만3460주다. 상장국은 영국 13개 종목, 룩셈부르크 11개 종목, 미국 10개 종목, 기타 장외종목 등이 11개 종목이다.

국내원주의 시가환산기준 상위 10개사는 삼성전자, 포스코, SK텔레콤, KT, 한국전력공사,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현대자동차, 우리금융지주, LG디스플레이 등이다.

이 가운데 지난해 해외DR의 월평균 거래량(원화환산액 기준)이 가장 많았던 종목은 포스코로 평균 9조7791억원이 거래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SK텔레콤(9조119억원), KT(5조9411억원), 삼성전자(5조3388억원), LG디스플레이(4조7238억원), KB금융지주(2조6490억원), 한국전력공사(2조6145억원), 신한금융지주(1조2563억원) 순이었다.

평균 DR 프리미엄이 가장 높았던 종목은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였다. SK텔레콤과 KT의 DR 프리미엄이 그 뒤를 따랐다. 예탁원 관계자는 "지난해 해외DR은 DR프리미엄 등 차익거래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했으나, 롱숏 등과 연계한 투자전략, 비교적 유동성이 높은 시장에서의 일시적 출구전략 등에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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