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보수삭제 죽어도 안된다면 못해...의총 참석안해"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한나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은 13일 자신이 추진해온 당 정강의 보수용어 삭제가 유보된 데 대해 "한나라당이 죽어도 할 수 없다고 하면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은 그러나 오는 17일 한나라당 의원총회에는 참석하지 않겠다고 했다.

김 비대위원은 이날 YTN라디오에 출연해 "정치라는 것은 상당히 변화를 따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어느 때는 그런 얘기(보수용어삭제)를 또 할 수 있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본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김 비대위원은 자신의 보수용어 삭제를 추진한 배경에 대해 "한나라당이 비상대책위까지 설치하게 되는 상황까지 온 것은 본인들 스스로가 보수의 가치를 얘기하면서 보수의 가치를 제대로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은 "(선거에서 보수표만 의식한 점을 예로 들며) 집권정당이라는 것이 대다수 국민들이 투표에 참여하지 않기를 기대하고 당이 존속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이런 차원에서 논의를 했는데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고 쓸데없는 논의를 하는 과정에서 비대위 일에 차질을 초래해 논의자체를 중단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은 비대위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에 대해서는 "자기들에게 혹시 불이익이 오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가 굉장히 많은 것 같다"면서 "비대위 활동이 활발히 진행돼 정말 한나라당을 쇄신하는 상황이 되면 자신에게 상당히 불이익이 올 수 있다, 이런 데에서 비대위 활동을 가급적이면 흔들어보자 이런 취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내 재창당 논의와 관련해서는 "당을 빠른 시일에 재창당에 가까울 정도로 쇄신을 하자, 이런 약속을 하고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비대위가 활동을 끝낼 때 까지 관찰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했다. 김 비대위원은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서는 비대위원과 한나라당 의원들간 17일 연석회의 참석 여부에 대해 "그날 의원들과 얘기할 게 공천기준 등인데 그런 토의에 제가 관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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