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 3사, LTE 멀미

과속 마케팅·요금인하..작년 4분기 실적 내리막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이동통신 3사가 지난해 4분기 우울한 성적표(실적)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계절적 요인에 더해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를 둘러싼 3사간 치열한 마케팅 경쟁과 요금인하 여파에 따른 자연감소분에 따른 것이다.

10일 정보기술(IT)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이통 3사의 실적은 전 분기 대비 평균 20~30% 감소세를 나타낼 것으로 관측됐다. LG유플러스 KT SK텔레콤 순으로 3사의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각각 32.5%, 27%, 23.1% 줄어든 641억원, 3768억원, 4069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SK텔레콤의 수익성 하락에는 요금인하 영향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최남곤 동양증권 연구원은 "요금인하 효과가 (4분기) 3개월에 전체적으로 반영됨에 따라 800억원 수준의 매출인하가 초래됐다"며 "아울러 전 분기 대비 크게 증가한 마케팅 비용 등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65만명에 달하는 LTE 가입자 중 80% 이상이 고가인 62 요금제를 선택했지만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KT의 경우 2G 종료 비용과 LTE 서비스 지연에 따른 대안 마케팅 비용 상승 영향이 컸다. 타사 대비 2개월여 늦은 올 1월3일 LTE 서비스를 시작한 KT가 지난해 4분기에 기존 3G 라인업으로 경쟁사의 LTE 라인업과 맞섰기 때문이다. 최 연구원은 "2G를 종료하는데 들어간 비용만 지난해 4분기 800억원에 육박한다"며 "이통시장의 경쟁심화 뿐 아니라 경쟁사의 LTE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갤럭시S 및 아이폰 마케팅으로 마케팅 비용도 크게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LG유플러스의 영업이익 감소세에는 요금인하와 마케팅 비용 상승이 주된 원인으로 제시됐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LG유플러스는 3사 중 가장 늦은 지난해 11월20일 요금인하를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4분기 3사 중 영업이익 하락세가 가장 클 것으로 조사됐다"며 "LTE폰 판매 활성화를 위해 LG유플러스가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4분기에 집행된 설비투자(CAPEX)도 이통 3사의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SK텔레콤과 KT는 연간 CAPEX 대비 3분의 1에 해당하는 1조1000억원, 9000억원을 지난해 4분기에 투자했다. 김 연구원은 "사실상 이통사는 남은 CAPEX를 4분기에 몰아서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며 "특히 LTE 투자를 단행한 이통 3사입장에서 지난해 4분기 CAPEX는 비용 부담에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언급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