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株 선수가 최고 정보원" 주가조작 前전담검사의 고백

신세대 선수들은 워낙 수법이 진화해 파악도 어려워
테마주 쫓으며 대박 꿈꾸는 개미들 보면 참 안타깝다

[아시아경제 증권부] “작전하다 적발됐는데 보유재산은 평생 누릴만큼 쌓았다. 그런데 나이가 40세 중반을 넘었다. 이런 피의자가 정보를 수집하는데 제일 적당합니다. 주가 차트만 봐도 작전 종목을 알 수 있는 소위 ‘선수’들이죠. 검사들이 이들로부터 정보를 얻는 것은 그만큼 주가 불공정거래가 치밀하고 복잡해졌기 때문입니다.”주식 불공정거래, 일명 ‘작전주’ 세력을 수사했던 한 전직 검사 A씨의 고백이다. 검찰이 작전주에 대한 정보를 얻는 통로는 크게 3가지. 금융감독원의 수사의뢰(고발)와 민원인들로부터 접수되는 진정이나 첩보, 그리고 자신들이 수사하고 있는 피의자들로부터의 정보획득이다.

이 가운데에서도 40대 중반 이후 작전세력 피의자들이 털어놓는 정보는 관련 검사들이 무시할 수 없는 신빙성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우선 이들은 자신들의 영역에서 확고한 정보망을 구축하고 있다.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검색 몇 번으로 작전이 걸린 종목을 귀신처럼 맞춰낸다. 특히 지천명(50세)의 나이를 바라보는 피의자들은 그동안 주가조작으로 상당한 생활기반 자금을 모아뒀다. 때문에 검사에게 적극적으로 협조해 구형량을 적게 받아 가능한 빨리 출소하는게 지상과제로 고순도 정보를 털어놓기 쉽다. 젊은 작전세력과 맞붙어 승리하기 힘든 나이이기 때문에 더 이상 주식으로 죄를 짓지 않고 나름대로 건전한 사업을 꿈꾸고 있다.

주가 작전세력을 수차례 검사해봤지만 A검사는 피해를 궁극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개인 투자자들이 ‘탐욕’을 버리는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주가작전의 궁극적인 피해자가 일반 사기처럼 특정인이 아니라 불특정 다수인 개미투자자라는 점에서 사회적으로 심각한 병폐를 낳는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피해방지 대책은 결국 ‘개미 투자자’들의 욕심 줄이기가 최선이라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그는 “주가조작에도 세대 차이가 있어 10여년을 그 바닥에 있어도 젊은 세력에 당하는 경우가 있다”며 “선수가 선수에게 당하는 판에 일반 투자자들이 무슨 재주로 이들을 이길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주식 불공정거래에 대한 처벌이 상대적으로 가벼운 것도 문제지만 그나마도 처벌이 쉽지 않다는 점은 더욱 심각하다.

이미 부당 주식거래에서 명의만을 빌려준 바지 사장이 처벌받고 실제 작전세력은 이익을 챙겨 잠적하는 경우가 빈번히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대북 관련 허위정보나 허위성 주가 호재 등이 메신저를 타고 순식간에 퍼져나가지만 그 진원지를 찾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에 그칠 뿐이라는 지적이다.

“작전세력을 처벌한다고 피해자들이 보상 받을 길은 없습니다. 그런데 개미투자자들은 오늘도 각종 테마주를 쫓아 소중한 재산을 쏟아부으며 ‘대박’을 기대하고 있어요.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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