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저가 TV업체에 직격탄 날려

우리랑 같은 패널 쓴다고? 말도 안되는 소리..

최상규 LG전자 부사장

최상규 LG전자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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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 LG전자 가 저가TV에 또다시 직격탄을 날렸다. 이번엔 핵심 부품인 패널의 품질을 문제삼아 관련 업체들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담겨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상규 LG전자 한국 총괄 마케팅본부장(부사장)은 최근 “요즘 저가 TV가 LG나 삼성과 동일한 패널을 쓴다고 하지만 저가 TV에 들어가는 패널과 우리가 쓰는 패널은 엄연히 다르다”며 “A급 제품을 우리가 쓴다면 저가 TV는 그보다 급이 떨어지는 패널을 쓴다”고 말했다. 저가 TV업체들이 대형 제조사와 동일한 패널을 사용한다는 점을 강조해 품질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 주장이다.
이는 “이마트TV는 질이 많이 떨어져 사고 나면 후회하게 될 것”이라는 권희원 HE사업본부 사장의 지난해 11월 발언에서 패널부문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 본부장은 “당장은 쓰겠지만 2년 3년 뒤에 패널이 고장나면 어떻게 대응할지 의문”이라며 “저가 TV는 화질에서도 비교가 안 되기 때문에 대형 제조사들의 TV와 나란히 전시하지 못하고 별도로 박스 채 쌓아놓고 파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관련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판매 당시에 삼성전자나 LG전자 TV와 같이 전시해 소비자가 화질이나 품질을 비교하고 살 수 있도록 했다”며 “품질에도 그 만큼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가 패널이 적용된다 말은 금시초문이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최 본부장의 이 같은 발언은 패널의 품질 문제를 거론해 빠른 속도로 시장을 장악해가고 있는 저가 TV 제조업체들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저가 TV 제조사들은 품질 논쟁에서 벗어나기 위해 중국이나 대만산 패널을 적용 했던 지난 제품들과 달리 LG나 삼성의 패널을 채용하고 제품을 국내에서 생산하는 등 공정을 바꿔나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판매 단가를 맞추기 위해 불가피하게 등급이 낮은 패널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노래방이나 카지노 등에 쓰여야 할 등외급 패널들도 일부 저가TV에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A, A1 등급까지를 TV용 패널로 인정하고 B등급 패널은 TV외 용도로 사용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A, B, C 등의 형식으로 패널에 등급을 매겨 품질과 가격, 용도 등에 차이를 두고 패널을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총판 등에 공급된 등외급 패널들이 일부 저가TV 제조사에게 재판매돼 용도에 맞지 않게 국내로 역수입되는 사례도 있다.

A 패널제조사 관계자는 “등외급 제품을 섞어놓고 A급 제품을 샘플로 제공하면 구분할 도리가 없을 것”이라며 “등급마다 공급 가격이나 AS조건이 다른 만큼 품질에도 차이가 있는데 소비자 입장에서는 복불복 게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B 패널제조사 관계자는 “저가TV에 공급되는 패널은 우리(국내 대형사)와 직접적인 계약관계가 없다”며 “소비자들이 저가TV에 들어가는 우리 패널이 정규 계약 패널이라고 오해할 소지가 있어 회사 언급을 자제해달라고 요구 한 상태”라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업황의 장기 부진으로 패널 주도권이 대형제조사에서 수요처로 넘어가면서 국산 패널을 사용하는 경쟁력 있는 제품이 꾸준히 시장에 등장 할 것”이라며 “TV시장의 2강 구도가 적어도 저가 시장에서는 다자구도로 바뀔 여지가 생김에 따라 LG전자측이 품질문제를 제기, 공세를 강화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박지성 기자 jis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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