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고소영·강부자는 영입 안돼"…한나라당에 충고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새로운 인물을 찾기 위한 첫걸음을 시작했다. 4일 열린 인재영입 워크숍에서는 시민단체 관계자, 경영학 교수, 정부·기업 인사 전문가들이 모여 다양한 주문을 쏟아냈다.

이날 오후 한나라당 당사에서 열린 '인재영입 분과위원회 제1차 워크숍'에 참석한 각계 전문가들은 "정치 환경이 변화했다"면서 "한나라당의 인재 기준이 변화해야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인재영입을 책임지는 조동성 한나라당 비대위원은 인재 영입을 둘러싼 다양한 의견을 듣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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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한나라당의 이미지 쇄신에 어울리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주장이 쏟아졌다.

여론조사 전문가인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한나라당의 부자정당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서 변호사·의사 등 고소득 직군에 맞춰진 전문가가 너무 많다면서 서민을 대표하는 인재 영입을 주문했다.

이보인 기업재단 대리는 "20대~40대, 노동·농민 인구수에 비례해 인재를 영입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박영숙 아름다운재단 이사는 "성공 스토리를 보여주는 스토리텔링 인재보다는 박원순 서울시장 모델과 같은 스토리빌딩 인재를 영입해야 한다"며 "국민과 같이 스토리를 만들어갈 사람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신유형 한양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지금까지 한나라당의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도덕성을 갖춘 인물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소외된 계층을 대변하면서 국민과 함께 스토리를 만들어나갈 인재가 필요하다는 것.

한나라당의 '부자정당' 이미지를 덧칠할 인물은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도 뒤따랐다.

'강부자·고소영'으로 불리는 부유층과 권력측근 인사들에 대한 물갈이가 시급하다는 진단이 이어졌다. 또한 한나라당이 지금까지 소수 고소득층을 '초과 대변'해왔다면서 전문가 집단의 영입에 적당한 수준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준석 비대위원과 같은 완벽한 '스펙'을 갖춘 인물은 피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미경 환경재단 사무총장은 "한나라당이 과거의 패러다임에 묶인 인물은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면서 "환경·기후와 같은 미래의 가치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사람을 영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회 CEO 리더십연구소 소장은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인재 등용 기준이 제시돼야 할 것"이라면서 "외부 국민이 아니라 지지층에 대한 고려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인재영입 분과위원회를 맡고 있는 조동성 비대위원은 이날 워크숍을 지켜본 뒤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여 5일 비대위원회의에 보고하겠다"면서 "다양한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워크숍을 몇 차례 더 진행해 목소리를 듣겠다"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m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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