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장례식에 웬 양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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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북한 주민들이 눈물을 흘리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빈소를 참배하는 자리에서 미국 프로야구팀 뉴욕 양키스의 모자를 쓴 어린이 참배객의 모습이 포착됐다.

북한 대남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가 김 위원장의 영결식이 열린 지난 28일 '현지보도 당창건기념탑, 통일거리, 만경대구역에서'라는 제목으로 유투브에 올린 조선중앙텔레비전의 보도 영상에 양키스(NY) 로고가 박힌 모자를 쓴 어린이가 등장했다.총 11분28초 분량으로 편집된 영상에서 5분 04초~6분 47초 사이에 두 차례 등장한 어린이는 파란색 바탕에 하얀색 양키스 로고가 박힌 털모자에 장갑을 끼고 국방색 옷을 입은 할아버지 옆에 서서 고개 숙여 참배했다.

잇달아 나온 또 다른 화면에서는 '맏딸 전화영'이라고 자막과 함께 한 중년 여성의 인터뷰 장면이 나왔는데, 오른쪽 화면 하단에 어른들 틈에 서 있는 어린아이의 양키스 모자 로고가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 장면은 북한 방송을 보던 일부 네티즌이 우연히 포착한 것을 미국 인터넷 매체들이 보도하면서 화제가 됐다. 북한 매체의 편집 실수 때문에 양키스 모자를 쓴 어린이가 폐쇄적인 북한의 김정일 장례식 화면에 등장하기는 했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화면을 통해 북한 사회가 서방국의 인식과 달리 결코 폐쇄적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미국의 스포츠 전문 채널인 ESPN은 '김정일 장례식에도 뉴욕 양키스 팬이 있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양키스 모자를 쓴 어린이가 김정일 장례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ESPN은 "이것은 2달 전 한 남성이 양키스 모자를 쓰고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원수를 잡은 것보다 더 '쇼킹한(crazier)' 일"이라고 풀이했다.

ESPN은 "여기서 2가지 궁금증이 생긴다"면서 "이 중 하나는 이 어린이가 서방의 아이콘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데 대해 벌을 받을 것인가 이다"라고 덧붙였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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