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원'대 횡령 혐의 '오리온' 담 회장 첫 항소심

1심서 징역3년, 사실관계는 인정...법적 성격 다시 판단해달라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300억원대 회삿돈을 횡령 및 유용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3년을 선고받은 담철곤(56) 오리온 그룹 회장 항소심 첫 공판이 열렸다.

8일 서울고법 형사9부(최상열 부장판사)가 심리한 담 회장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서 담 회장 측은 사실관계를 모두 인정하되 일부 혐의에 대한 법적 성격을 다시 판단해달라고 요청했다.이날 담 회장측 변호인은 “담 회장은 책임을 회피할 생각이 없으며 사실관계를 모두 인정한다. 구속이 장기화될 경우 오리온그룹에 타격이 미칠 수 있다는 점도 양형에 고려해주시길 바란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변호인측은 다만 법인자금으로 구입한 미술품을 자택에 전시한 혐의에 대해 “법인자금으로 구매한 것은 맞지만 회사 자산관리대장에 등재되어있고 회계감사도 이뤄져 왔다“며 횡령이 아닌 장기보관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이와 관련 변호인측은 ”증인이 될 만한 여러명 중 한명을 선정해 재판부에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변호인측은 또 중국 자회사 헐값매각으로 회사에 손실을 입힌 혐의에 대해서도 “지분이 100%인 자회사에 대해서도 배임이 성립하는지 다시 판단해달라”며 사실관계는 그대로 두되 성격을 다시 판단해달라고 했다.앞서 1심 재판부는 고가의 미술품을 법인 자금으로 구입, 자택에 장식품으로 설치한 혐의와 중국 자회사를 헐값에 팔아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 계열사 자금으로 외제 승용차를 리스해 개인용도로 쓴 혐의 등 대부분의 공소 사실을 유죄로 판단해 담 회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담 회장은 고가 미술품을 법인자금으로 매입해 자택에 장식품으로 설치하는 방법 등으로 총 226억원을 횡령하고 74억원을 유용한 혐의로 지난 6월 구속기소됐다.

이날 변호인측의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다음 기일까지 검찰측 의견을 내도록 함에 따라 향후 항소심서 미술품 관련 횡령혐의에 대한 공방과 증인심문 및 자회사 헐값매각의 법적 성격을 두고 공방이 이뤄질 전망이다.

한편, 담 회장에 대한 다음 재판은 오는 27일 오후3시30분에 열린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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