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복지, 좋은 일자리 창출방법"

[서울시장에게 시정 길을 묻다] 노후주택 재건축 연한, 현행법으로 선별적 단축

박원순 "복지, 좋은 일자리 창출방법"
[아시아경제 대담=이규성 건설부동산 부장, 정리=박종일ㆍ이은정ㆍ정선은 기자, 사진=윤동주 기자] 출근길에 만난 말단 직원에게 허리를 꺾어 '배꼽 인사'를 건네는가 하면 집무실에 직원들을 불러 현안을 논의한다. 시민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현장에도 수시로 나간다. 스스럼없이 시민과 휴대폰을 통해 '셀카'(셀프카메라)를 찍는가 하면 시민의 목소리를 직접 포스트잇에 옮겨 적은 후 집무실에 마련된 '시민의 벽'에 붙인다. 일주일에 한번은 '국민 MC'자리도 넘본다. 그러다가도 정치적 발언을 내뱉기도 한다. 그야말로 파격적인 박원순 서울시장이다.

아시아경제신문이 서소문 별관 집무실에서 그를 만나 시정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박 시장은 인터뷰 내내 자신의 행정 철학과 서울시 역점 사업 등에 대해 명쾌하게 답했다. 특히 '복지서울' 구상에 대한 의지가 단호했다. 박 시장은 "건설이 일자리를 만든다는 것에 다르게 생각 한다"며 "복지로 생기는 양질의 일자리가 충분히 있다"고 분명히 말했다. 일자리 창출이라는 명목하에 시행하는 대규모 토건 사업에 반대한다는 의미다. "누구나 자유롭게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공공기관은 그런 일이 가능하도록 분위기 만들고 인프라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한다." 복지시장 그가 꿈꾸는 서울시의 모습이 이 한마디에 모두 담겨 있었다.-내년 예산안에서 복지예산을 늘리고 토건예산을 줄였다.

▲토건사업을 일체 중단한다는 말을 한 적은 없다. 토건성 예산 중 절박성이 없거나 사업의 채산성이 없을 때 안한다는 의미다. 21세기 글로벌 도시로서 서울이 가져야 할 인프라사업은 계속 할 것이다. 또 복지가 낭비성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앞으로는 무상교육과 무상보육을 확대할 생각이다. 복지사업으로 생기는 양질의 일자리도 많다.

-취임 이후 뉴타운 해제 요구 목소리가 더욱 거세졌다. 임기 안에 뉴타운 문제를 어떤 식으로 매듭지을지.▲시장이 된 후 (내 머리에)뉴타운ㆍ재개발ㆍ재건축이 가장 큰 문제로 남아 있다. 문제는 이미 많은 부분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계획됐다는 데 있다. 이런 부분에서 현실성, 당장의 시민 요구를 무시할 수 없다. 관리처분이 됐거나 조합이 결성됐다면 이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반면 아직 준비단계에 머문 곳도 있다. 상황마다 다른 만큼 충분한 검토 실사가 있어야 한다. 조금 더 편리한 삶을 살고 싶다는 욕구를 만족시켜 주면서 동시에 과거의 개발 방식의 폐해를 해소할 수 있는 정책을 펼칠 것이다.

-후보시절 비강남 지역의 재건축 연한을 선별적으로 풀겠다고 했다. 재건축 연한 단축 방안을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

▲좀 더 연구를 해야겠지만 현행법으로도 재건축 연한을 단축시킬 수 있다. 만약 지나치게 노후화 돼 안전을 위협받는 주택이라면 서울시가 안전진단 등을 통해 재건축 조치를 취하면 된다. 다만 공식적으로 재건축 연한을 단축시키면 멀쩡한 주택을 재개발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갈등을 유발시킬 수 있다.

-여의도, 압구정 등의 전략정비구역 사업과 용산역세권사업은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용산역세권, 한강전략정비지구역은 지역마다 서로 사정이 다르다. 성수지구 등 주민 지지가 높은 곳이 있는가하면 소극적인 곳도 있다. 쟁점이 있거나 주민 찬반이 심각한 지역이라면 '사업조정기구'에 회부해 검토하는 과정을 거치겠다. 특히 찬반이 가장 심각한 용산역세권 사업은 현재 부시장들 차원에서 주민 의견 등을 수렴하고 있다.

-최근 국토해양부 장관이 박 시장의 주택정책이 친서민이 아니라고 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 서민을 위한 주택정책을 했는지 묻고 싶다. 뉴타운 때문에 주택 물량이 늘었지만 중대형이 많아졌고 서민은 다 쫓겨났다. 서울 시장 취임한 지 얼마나 됐냐. 그전에 그렇게 해 놓고 (서울시장한테) 덤터기 씌운다. 지금은 실질적으로 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주택정책을 고민할 때다. 임대주택을 많이 공급해야 한다고 본다. (주택정책은)중앙정부와 협력할 문제지 서로 싸울 일이 아니다.

-멀쩡한 보도블록 교체하지 않겠다고 했다.

▲(책장 위 보도블록을 가리키며)서울 시내에서 가져 왔다. 보도블록 공사에 대하서는 전면적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보도블록 실명제, 보도블록 온라인 하자 신고센터, 부실 시공사 입찰제한 등을 검토 중이다. 또 통신사, 도시가스공사 등과 협의체를 만들어 공동 관리하는 방식도 고려하고 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
박종일 기자 dream@
정선은 기자 dmsdlun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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