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5000% 이자' 서민 울리는 英페이데이 대출

느슨한 규제 틈타 고금리 단출 대출 활개

'연 5000% 이자' 서민 울리는 英페이데이 대출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가난한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연 5000%의 살인적인 대출 이자를 물리는 대출업체들 때문에 영국이 고민에 빠졌다. '페이데이 대출업체(payday lender)'들이 영국의 대출 규제가 느슨한 틈을 노려 합법으로 저소득층의 얼마 되지 않는 소득을 갈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합법적인 고리대금업자들(legal loan sharks)'이 일을 해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워킹 푸어(working poor·근로 빈곤층)'를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7일 보도했다. 페이데이 대출업체들은 저소득 계층을 대상으로 2~4주 동안 최대 400파운드(약 70만원) 정도의 자금을 빌려준다. 월급날(페이데이)까지 잠깐 동안 부족한 자금을 메워주는 것인데 살인적인 대출 금리가 문제가 되고 있다. 가디언은 페이데이 업체들이 대출 원금의 60배가 넘는 이자를 물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용도가 낮은 저소득 계층은 금융위기 이후 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아진 탓에 울며 겨자 먹기로 페이데이 대출 업체를 이용하고 있다. FT는 페이데이 대출 시장 규모가 4년 만에 3배 이상 커져 20억파운드에 이른다고 전했다.

고금리 단기 대출에 대한 규제가 느슨한 편이어서 이들 업체가 성황을 이루고 있으며, 특히 미국에서 고금리 단기 대출에 대한 규제가 심해지자 미국 업체들이 규제가 느슨한 영국 시장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한 페이데이 대출업체 설립자는 영국은 가장 비정상적인 법안을 갖고 있다며 자신의 사업 모델이 다른 많은 국가에서는 불법이라고 밝혔다. 페이데이 대출업체들도 다른 국가들에 비해 영국의 규제가 느슨하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노동당 소속의 스텔라 크레이시 의원은 "물가 상승과 실업 때문에 근근이 먹고 살기도 힘들어하는 영국인이 지금 수백만명"이라며 "규제가 부족해 이들은 합법적인 대출 사기꾼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소비자대출 부문을 관장하는 영국 공정거래청(OFT)은 내년에 페이데이 대출업체에 대한 조사를 시작할 준비하고 있으며, 소비자 대출에 대한 허가증을 발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페이데이 업체들이 대부분 개인 투자자나 외국계 기업 소유여서 정보 공개가 쉽지 않다는 점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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