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시중은행에 외환보유 허용

보건복지부, 내년 4월 국민연금법 시행령 개정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박민규 기자]국민연금이 외화계정을 개설해 외화를 직접 보유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지금은 외국에서 돈이 들어오면 항상 원화로 바꿔 한국은행에 보관해야 한다. 불필요한 환전거래가 줄고 국내 외환시장 안정에 도움도 기대된다.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공단이 시중은행에 외화계정을 개설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의 국민연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내년 4월까지 마련할 방침이라고 6일 밝혔다.

현행 국민연금법에 따르면 연기금은 국고금으로 한국은행이 맡아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외화계정을 개설해주지 않기 때문에 국민연금공단은 원화계정만 보유할 수밖에 없다. 외국에서 들어온 돈은 당일 원화로 바꿔야 하며, 해외투자로 달러가 필요해도 그때그때 환전해 사용한다.

환율 상황과 관계없이 환전을 해야 하므로 손해를 감수하는 등 기회비용을 치러야 하는 셈이다. 또 국민연금이 국내 외환시장에 충격을 줄 여지도 있다는 게 복지부의 판단이다. 김강립 연금정책관은 "수년 내 해외투자 규모가 100조원으로 늘어날 상황에서 환율 리스크와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이 같은 방안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행령이 개정되면 국민연금공단은 한국은행이 아닌 시중은행에 외화계정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복지부는 이 같은 방안을 기획재정부와 협의하고 있으며, 외환 보유 규모나 기간 제한 등 구체적 내용을 확정해 발표하기로 했다.

한편 시중은행 입장에선 국민연금을 통해 달러 유동성을 확보하는 효과도 있다. 이에 따른 시중은행의 국민연금 유치경쟁과 국민연금의 시중은행에 대한 영향력 강화 등도 예상된다.



신범수 기자 answer@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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