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또 전산사고..왜 이러나?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농협은 8개월 전 사상 최악의 '전산대란'을 겪은 데 이어 다시 또 전산사고가 터지자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농협은 당시 최고수준의 보안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이번 전산사고로 다시 한번 허언을 한 셈이 됐다.

농협 전산망은 2일 새벽 인터넷뱅킹과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이용, 체크카드 결제 등의 서비스가 3시간 가량 중단됐다. 오전 4시 전인 이른 시간에 사고가 터져 고객 피해는 그다지 크지 않았지만 3000만명에 달하는 고객들의 불안은 증폭됐다.
농협, 또 전산사고..왜 이러나?

금융기관 가운데 유독 농협에만 이러한 전산사고가 계속되는 이유는 무얼까. 농협측의 안이한 태도가 문제로 지적된다. 농협 관계자는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 그러나 대부분 은행에서 가끔 전산사고가 난다"고 말했다. 금융사라는 인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지난 4월의 전산사고 당시에 최원병 회장이 책임을 미루는 듯한 언행으로 구설에 올랐듯, 전산 사고에 대해선 농협이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최원병 회장은 최근 농협 회장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지난 4월 발생한 전산사고는 외부 세력의 해킹으로 농협 전산망 자료가 무더기로 손상된 것으로 이번 사태와는 다르다. 하지만 농협은 약 3000만명의 고객과 280조원의 자산을 보유한 대규모 금융회사다.더구나 농협은 내년부턴 관련법 개정으로 경제지주와 금융지주로 분리된다. 자본금을 조달하면서 정부로부터 상당 수준의 이차보전금까지 지원받게 된다. 국민의 혈세를 지원받는 금융기관으로서 있어서는 안 될 사고가 속출하는데도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게 금융계 안팎의 지적이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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