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업계 "海技士 모십니다"

해안 생산운송 전문인력 부족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해안에 생산운송시설을 운영 중인 시멘트 회사들이 선박운용 전문인력인 '해기사(海技士)'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해기사는 선박의 운용과 관련해 특정한 업무수행을 할 수 있도록 훈련된 전문가다. 수행하는 업무영역 및 책임범위에 따라 1급∼6급의 항해사ㆍ기관사,1급∼4급의 운항사ㆍ통신사 등으로 구분한다. 해운항만청장이 시행하는 국가시험에 합격한 자에게 자격증을 수여한다. 하지만 해기사들의 인력 부족으로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 해기사들이 산업기능요원 특례 의무기간이 끝나면 바로 하선해 다른 직장을 찾은 경우도 많고 육상직으로 근무를 바꾸기도 하기 때문이다. 특히 해기사들이 국내 연안과 가까운 일본과 중국 등을 항해하는 내항선에 비해 장거리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외항선을 선호한다.

동양시멘트는 해기사의 원활한 모집과 관리를 위해 산학협력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국립인천해사고등학교, 올해 8월에는 국립부산해사고등학교와 우수 해기사 양성을 위한 산학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한 상태다. 회사 입장에서는 필요시에 인력을 원활하게 채용할 수 있고 학교측은 일자리를 확보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동양시멘트의 경우 제조한 시멘트를 삼척항 등을 통해 해상으로 운송하고 있다. 시멘트 운반선 9척과 예인선 1척을 운영 중이다. 이들 선박은 내수 물량을 비롯해 일본 등 가까운 지역의 수출 물량을 담당한다. 회사 관계자는 "선박을 통한 해상운송량은 동양시멘트에서 생산하는 내수 물량의 약 80%, 수출 물량의 약 20%에 달한다"며 "선박을 운용하는 항해사와 기관사 등 해기사의 인원은 총 90여명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기사가 좀 더 필요하지만 조건에 맞는 인력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동양시멘트처럼 항만 운송시설을 갖추고 쌍용양회와 라파즈한라시멘트도 해기사 인력의 원활한 확보에 힘쓰고 있다. 쌍용양회의 경우 쌍용해운을 통해 시멘트 전용선 13척을 보유하고 있으며 매년 연안지역으로 470만t을 운송한다. 해기사 인원은 117명 정도다. 라파즈한라시멘트도 6척을 빌려 용선으로 사용 중이다.

쌍용해운 관계자는 "시멘트 전용선의 경우 일반 내항선들에 비해 급여나 복지가 좋은 편이지만 외항선과 비교하면 70~80% 수준에 불과하다"며 "배에 한 번 승선하면 수개월에서 일년 이상 생활해야 하는데 돈을 더 많이 주는 외항선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해기사가 일정 연수 이상 근무하면 학력에 관계 없이 능력에 따라 승진을 시켜주거나 복지혜택을 강화하는 등 인력확보와 관리를 위해 힘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체 해운시장에 필요한 신규 해기사는 연간 1800명으로 추산된다. 해기사 전문 육성 학교를 통한 배출 인원은 연간 880여명 수준이며 부족한 인원은 단기양성 과정을 개설해 교육 중이다.



김대섭 기자 joas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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