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그리스 잡음' 딛고 소폭 하락 '선방'

개인·기관 '사자' 확대 영향..외국인은 5거래일 만에 3500억 '팔자'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5거래일 만에 1900선 아래로 내려왔다. 그러나 장 중 낙폭을 줄이며 1900선 근처까지 올라오는 데는 성공했다.

이날 코스피를 끌어내린 주요인은 또다시 불거진 '그리스발 잡음'이었다. 그리스 총리가 지난주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결정된 2차 구제금융안을 받아들일지 말지를 국민투표에 부치자는 제안을 내놓으면서 그리스 불확실성이 재차 높아진 것. 유럽 정상들은 그리스 국채에 대한 민간투자자들의 손실률을 높여 그리스의 부담을 덜어주는 대신, 그리스는 강도 높은 긴축안을 이행한다는 내용에 합의한 바 있다. 그리스가 국민투표를 통해 구제금융안을 부결시키게 되면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에 간밤 미국과 유럽의 주요 증시는 급락을 면치 못했다. 뉴욕증시는 일제히 2% 이상 하락했고 독일, 프랑스 증시는 각각 4.99%, 5.38% 폭락했다.

코스피 역시 불안감을 안고 1870.51로 갭하락 출발한 후 장 초반 저가를 1860선 아래로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개인이 매수 우위로 돌아선 데다 기관 역시 '사자'세를 확대하며 낙폭을 줄이는 모습이었다. 코스피는 장이 끝날 때까지 기울기가 완만한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2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1.62포인트(0.61%) 내린 1898.01을 기록했다. 이날 거래량은 3억8378만주(이하 잠정치), 거래대금은 6조6399억원으로 집계됐다.이날 개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1965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기관은 2503억원 가량을 순매수 했다. 기금(862억원)이 사흘째 순매수를 기록했고 보험(627억원)과 사모펀드(559억원), 투신(557억원)의 '사자'세도 강한 편이었다. 종금은 398억원어치를 팔았다. 국가·지자체 물량이 주를 이루는 기타계는 970억원어치를 팔았다. 5거래일 만에 '팔자'세로 돌아선 외국인은 3510억원어치를 팔았다. 프로그램으로는 차익 743억원 순매도, 비차익 1422억원 순매수로 총 678억원 가량 매수 물량이 들어왔다.

주요 업종들도 대부분 약세를 나타냈다. 은행과 증권이 각각 2.03%, 2.46% 내렸고 금융업(-1.53%), 보험(-1.03%), 철강금속(-1.25%), 전기전자(-1.51%), 종이목재(-1.59%) 등도 1% 이상 내렸다. 은행, 증권 등 금융업과 철강금속은 기관이, 전기전자는 외국인이 줌심이 돼 '팔자'세를 나타냈다. 의료정밀(1.54%), 운수창고(1.11%)를 포함해 기계, 섬유의복, 비금속광물, 유통업, 건설업, 서비스업은 올랐다.

시가총액 상위주들은 희비가 갈렸다. 삼성전자는 전날 100만원 재돌파를 눈앞에 뒀었으나 이날 1.92% 하락으로 97만원 선으로 한발짝 물러났고 포스코(-0.92%), LG화학(-1.50%), 현대중공업(-4.50%), 신한지주(-0.11%), KB금융(-1.76%), 한국전력(-0.40%), SK이노베이션(-0.30%) 등도 하락 마감했다. 반면 현대차(0.22%), 현대모비스(2.19%), 기아차(1.87%) 등 자동차주들을 비롯해 삼성생명(0.58%), 하이닉스(0.42%), S-Oil(2.15%) 등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7종목 상한가를 비롯해 220종목이 오름세를, 2종목 하한가를 포함해 612종목이 내림세를 나타냈다. 64종목은 보합.

코스닥은 사흘째 상승 마감했다. 코스닥 역시 하락 출발한 후 장 초반 저가를 477선까지 내렸으나 차츰 낙폭을 만회하다 장 막판 상승 전환했다. 개인(270억원)과 외국인(254억원)이 팔았지만 기관(483억원)이 샀다. 이날 코스닥은 전날보다 1.13포인트(0.23%) 오른 493.49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도 사흘째 상승했다. 전장보다 7.8원 오른 1121.80원에 장을 마감했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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