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야5당에 "공동서울시정부 운영협의회 구성하자"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27일 서울시청에 첫 출근한 박원순 시장은 업무보고를 받고 곧바로 자신의 선거를 도운 야 5당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박 시장은 여러 사람들에게서 꽃다발과 큰 박수를 받았고, 진보정당에서는 정책 제안을 '선물'받기도 했다.

박 시장은 당선된 뒤에도 먼저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소탈함을 잊지 않았다. 각 당사를 방문한 박 시장은 지위의 순서와 관계없이 모든 사람과 일일이 악수하며 감사를 표했다. 일정에 쫓기는 상황에서도 상대방의 제안을 메모하고, 정책 제안을 하면 실무자를 바로 불러 검토하도록 지시했다.박 시장은 예정보다 10분 먼저 민주당을 방문했다. 이른바 '의전사고'였다. 관례대로라면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먼저 기다리고 있다가 박 시장을 맞이해야 하는데, 손 대표가 의원총회 참석 때문에 아직 도착하지 않은 터였다. 민주당 대표 보좌진은 당황했지만 박 시장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 눈치였다. 이 자투리 시간에 박 시장은 선거 운동을 도운 민주당 당직자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도착 소식을 듣고 급하게 대표실에 들린 손 대표는 박 시장을 반갑게 맞이했다. 손 대표는 "당이 총력을 기울였다"며 "민주당 후보가 아니기 때문에 정서적으로 편하진 않았다"고 솔직한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민주당의 당원들이 너무 열심히 도와줬다"며 "손 대표께서 더 열심히 선거운동하신 것 같다"고 감사를 표했다.

식사를 마친 박 시장은 오후에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를 방문했다. 박 시장은 "민노당원들의 헌신성이 지역 곳곳에서 빛났다"며 "각 지역에서 민노당의 저력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또 "어깨가 너무 무겁다"며 "함께 책임져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SSM 사업조정신청제도나 FTA 비준 처리과정, 서울시립대 등록금 문제에 대해서 "서울시장의 권한을 최대한 활용해달라"고 요청했다.진보신당을 방문한 박 시장은 보다 가벼운 이야기로 출발했다. 구두 선물 이야기부터 과거의 인연을 상기하며 친목을 과시했다. 박 시장이 "어제 새벽 2시 반에 집에 갔다가 5시에 바로 나왔다"며 어려움을 토로하자 김혜경 진보신당 비대위원장은 "어렵더라도 박 시장이 일을 좋아하는 분이니 50년 정당 정치를 바꿔달라"고 부탁했다.

이 자리에 동석한 한성욱 서울시당 사무부총장은 비정규직 고용안정과 영유아 보육 문제뿐만 아니라 명동 재개발과 포이동 주민들의 문제를 꺼냈다. 강상구 구로당협위원장은 구로구의 방문간호사 계약 문제를 언급하며 해결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는 "처음 출마를 선언할 때부터 도와준 국민참여당에 감사드린다"며 "경선과정, 펀드모금, 그리고 선거운동 과정까지 보이지 않게 도와줬다"며 감사를 표했다. 유 대표는 "후보를 내지 않고 함께 노력한 결실을 맺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번 방문에서 박 시장은 야 5당에 "공동서울시정부 운영협의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각 당의 대표급의 인물로 이루어진 체계와 별도로 실질적인 정책반영을 위한 실무협의회를 갖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형식적인 자문기관이 아니라 조례를 제정해 제도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구체적인 내용도 언급했다.



이민우 기자 m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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