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갈등 '불꽃'..큰 불로 번질 위기

-"중국産 태양광 패널에 반덤핑 관세 매겨라"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미국이 중국에 위안화 절상을 압박하면서 나타난 '무역 전쟁'의 불씨가 큰 불로 번질 위기에 놓였다. 미국에서는 태양광 패널(solar-panel) 업계를 주축으로 중국의 덤핑수출 불공정 무역행위에 대해 비판에 나섰고 중국은 수출 경제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미국의 이러한 지적들을 못 마땅해 하고 있다. 문제가 없는데 왜 자꾸 모든 것을 중국의 탓으로 돌려 양국의 갈등을 초래하냐는 것이다.미국에서는 중국 태양광 패널 업계의 불공정한 무역행위를 앞세워 중국을 공격했다.월스트리트저널(WSJ) 20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태양광 패널 업계는 중국 경쟁사들의 덤핑수출에 발끈해 중국산 제품에 대한 반(反)덤핑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들고 일어섰다.

독일에 본사를 두고 미국 오리건주에서 태양광 패널을 만드는 솔라월드AG는 업계를 대표해 미 상무부와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중국업체들의 덤핑수출 여부에 대한 조사와 함께 보복관세 부과를 요청하는 제소장을 제출했다. 중국 기업들이 미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제품 도매가의 100% 이상을 관세로 추가 부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솔라월드 미국지사의 고든 브린저 사장은 "우리는 세계 어느 기업과도 경쟁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중국이 태양광 패널업계에 불법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어 중국 기업들이 이를 바탕으로 미국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8월 말 기준 미국 내 중국산 태양광 패널 수입 규모는 16억달러에 이른다. 미국 태양광 패널업계는 최근 세계 최대 태양 에너지 시장인 유럽에서 태양광 패널 수요가 주춤해져 어려운 상황인데 중국산 제품의 대량 공급 때문에 가격마저 떨어져 상황이 악화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과의 태양광 패널 전쟁에서 밀린 솔라월드는 최근 오리건주에 있는 제조공장 한 곳을 폐쇄하고 직원 150명 이상을 해고해야만 했다. 또 다른 업체인 솔린드라는 패널가격의 급락과 8억달러에 달하는 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파산을 신청했다. 일부는 파산하거나 외형을 축소하고 있고 주식시장에서는 주가가 곤두박질 쳤는데 다 중국 때문이라는 것이다.

기업들의 볼멘 소리에 민주당 의원들도 힘을 보탰다. 민주당의 론 위덴 의원은 "미국에서의 태양 에너지 수요는 하늘로 치솟고 있지만 미국 태양광 패널업계는 다 죽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제프 머클리 의원도 "중국이 몰래 패널업계에 싼 값으로 자금지원을 해주고 있다"면서 "지난해 중국 정부는 250억달러 가량을 지원해 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국 대형 태양광 패널업체 선테크파워홀딩스는 중국 정부나 국유은행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은 일이 없다고 발끈했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의 중국 제품 덤핑 제소에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이미 미국의 위안화 절상 압박으로 무역전쟁을 예고한 상황이서 양국의 긴장감은 점점 더 팽팽해지고 있다.

앞서 중국 상무부는 대변인을 통해 무역 상대국, 특히 미국의 중국을 겨냥한 무역 정책 비판에 강하게 반박했다.

상무부의 션단양 대변인은 19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은 경제와 무역 이슈를 정치화 해서는 안된다"면서 "자국의 문제를 다른 국가의 책임으로 돌리지 마라"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이 지금과 같은 행동을 계속한다면 양국이 모두 다칠 수 있고 중국은 그에 맞는 조치들을 취하게 될 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중국은 내년 경제성장률이 9%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고 무역수지 흑자 규모도 가파르게 줄어들고 있어 미국의 무역·환율 정책 비판이 달갑지 않다.

중국의 9월 무역흑자 규모는 8월 177억6000만달러에서 145억1000만달러로 줄어 지난 5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일각에서는 올해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지난해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내년에는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비관론도 나오고 있다.

션 대변인은 "중국의 대외 무역이 4분기와 내년 1분기 어려움에 직면했다"면서 "지난 1~9월 중국의 무역흑자 규모(1071억달러)가 지난해 동기대비 11%나 줄었을 뿐 아니라 전체 교역량의 4%, 국내총생산(GDP)의 2% 수준에 그쳐 GDP의 3.1%를 차지했던 지난해 보다 수출 상황이 안 좋아졌다"고 말했다.

션 대변인은 이와 함께 최근 월마트의 충칭 매장 13곳이 영업정지 당한 사건과 관련해 외국계 기업이 중국에서 사업을 할 때 자국 기업에 비해 공평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입을 뗐다. 션 대변인은 "중국으로의 외국인직접투자 규모는 19년 동안 계속 증가해왔다"면서 "이것은 중국이 외국계 기업들에게 좋은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강조했다.

중국에 진출한 많은 외국계 기업들이 중국에서의 경영 환경이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고 느끼는 찰나에 최근 월마트, 까르푸 등 외국계 대형 유통업체들은 중국 당국의 집중 단속을 받았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 당국이 식품안전 감시·감독에 공을 들이는 과정에서 자국 기업 보다는 외국계 기업에 더 철저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우려들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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