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2011│정지훈 “언제 입대하냐는 얘기를 천 번 이상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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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처음 시도하는 스케일 큰 영화라 깜짝 놀랐어요. 그리고 기자님들이 이렇게 많은 것도 놀랍네요.” 7일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 문화홀에서 진행된 영화 <비상:태양 가까이>(이하 <비상>) 제작보고회의 진행을 맡은 김미화는 이렇게 말했다. 정말이었다. 행사 시간 한 시간 전부터 기자들은 순서대로 들어갈 차례를 기다렸고, 제작보고회 시작 즈음에는 문화홀 좌석뿐 아니라 앞쪽 포토라인까지의 공간까지 포토그래퍼들로 빽빽이 들어찼다. 물론 내년 개봉 예정작의 프로모션인 이번 행사는 제 16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BIFF) 공식 일정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출품작도 초청작도 마켓 프로젝트도 아니지만, 비 정지훈의 입대 전 마지막 작품이자 “아시아 최초의 항공 액션물”(유준상)이라는 외형적 배경으로 이 날 BIFF 행사 중 가장 취재 경쟁이 뜨거워진 사례다.

홍보 프로모션도 축제로 만드는 곳, BI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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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앞서 말한 바로 그 배경 때문에라도 <비상>은 언제 어디서든 이 정도의 주목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중요한 건 왜 이곳에서 <비상>의 프로모션이냐가 아니라, 왜 부산인가이다. 단순한 질의응답이 아닌 일종의 토크쇼로 진행된 행사에서 김미화는 그저 정해진 스케줄을 진행하기보다는 갈라 프레젠테이션의 모더레이터처럼 김동원 감독, 정지훈, 신세경, 유준상, 김성수, 이하나, 정석원 등 출연자들의 이야기를 끌어내는 역할을 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정지훈은 “영화를 찍으며 언제 입대하냐는 얘기를 천 번 이상 들었다”며 툴툴 거리고, 김동원 감독은 “자기 할 걸 정확히 알아 얄밉게 연기하는” 정지훈에 대한 미묘한 감정을 솔직하게, 하지만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들려줄 수 있었다. 촬영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중력 테스트에서의 에피소드 역시 작품과 배우에 대한 낯 뜨거운 찬사로 이어지기보다는, 테스트 중 두 번이나 기절했던 유준상을 놀리는 방향으로 이어졌다. 요컨대 이날 제작보고회는 블록버스터로서의 <비상>만을 강조하기보다는 영화를 만드는 과정의 즐거움에 대한 방담 혹은 만담으로 이어졌다. 팀 내 막내라 조심스러운 정석원이 “특수부대 출신으로서 베레모 각 잡는 건 나만 아는 것”이라 “거만하게”(김성수) 말할 수 있는, 목적이 뚜렷한 프로모션 행사도 영화인들의 작은 축제처럼 만드는 곳. 그래서 부산이고, BIFF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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