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의회, 유럽재정안정기금 오늘밤 표결

[아시아경제 이공순 기자]29일(현지 시각)의 독일 의회의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표결을 전세계가 주시하고 있다.

외신들은 지난 화요일의 모의투표에서 집권 기독교민주당과 연정 파트너인 자유민주당의 일부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안젤라 메르켈 총리가 여당만의 찬성으로는 과반수를 넘기기 어려울 경우, 제1야당인 사회민주당에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사민당은 기본적으로는 독일이 2110억 유로를 부담하는 EFSF안에 동의하고 있으나, 최근 언론에 보도된 레버리지안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추가적인 기금 확대안에는 반대하고 있다.

만일 사민당과의 연합으로 이 법안이 통과된다면 메르켈 총리의 지도력은 심각하게 약화될 것으로 CNBC 방송은 보도했다. 무엇보다도 사민당은 이 기금을 사용할 경우, 현재 시장에서 매입하고 있는 남유럽국가의 부실 국채 가격이 재조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규모가 당초 예상한 것보다 훨씬 늘어난 향후 3년간 1700억 유로를 넘는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채무재조정 (restructuring)을 요구하고 있어, 메르켈 총리가 법안 통과를 위해 사민당의 이같은 주장을 받아들일 경우 지난 7월 유로존 정상회담에서 결정된 민간 섹터의 보유 국채 손실부담율 21%에 대한 재논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채무재조정에 따른 이같은 손실부담율 재논의는 프랑스와 유럽중앙은행이 완강히 반대하고 있다.

유럽계 은행들은 재논의를 하느니 차라리 협상 자체를 포기해버리겠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이에 따라 독일의회에서 EFSF가 승인되면, 유럽 부채 위기는 일단 한고비는 넘기겠지만, 통과를 위한 메르켈 총리의 양보 여부에 따라서는 그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공순 기자 cpe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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