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팬택 '바다폰' 나올까···삼성 '바다' OS 개방한다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우리나라 스마트폰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의 시장 점유율이 70%를 넘어서는 등 구글 의존도가 심각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독자 플랫폼인 '바다'를 타 제조사에 개방하기로 결정하며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1일 "바다 OS를 오픈 소스로 전환해 다른 제조사에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많은 사용자들이 바다 OS를 쓰도록 하는 게 회사 차원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구체적인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업계는 내년께로 전망하고 있다. 바다 OS 개방은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이미 전부터 검토돼 온 사안이다.

이 관계자는 "바다를 처음 만들 때부터 지금까지 삼성전자의 독자 플랫폼으로만 쓰겠다고 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말해 이전부터 개방을 염두에 두고 있었음을 내비쳤다.

이 가운데 안드로이드를 갖고 있는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하며 휴대폰 제조에까지 손을 대자 삼성전자도 바다 육성에 더욱 다급해진 게 사실이다. 바다의 성공 가능성은 LG전자, 팬택, HTC 등 다른 제조사가 얼마나 동참할 지에 달려 있다. 특히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 강세로 바다폰 판매량이 많지 않은 국내에서 이 부분을 해결해 국내 제조업체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게 중요하다. 박병엽 팬택 부회장은 삼성전자가 개방만 한다면 언제든지 바다폰을 만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상황은 긍정적이다.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하면서 제조사 입장에서는 OS 다양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휴렛팩커드(HP)가 태블릿PC 등 하드웨어 부문은 분사 또는 매각하는 방법으로 손을 뗐지만 웹OS를 따로 남겨놓고 있는 것도 OS의 중요성을 인식한 데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바다 2.0'을 새롭게 발표하고 인도를 시작으로 전세계 18개국에서 바다 개발자 데이를 개최하는 등 본격적으로 바다 육성에 시동을 걸고 있다. 출시 2년만에 자체 앱스토어 '삼성앱스'의 다운로드 건수가 3억건에 이르는 등 성장세를 보이는 것도 긍정적이다.

해외서는 초저가형 휴대폰을 생산해 점유율을 늘리는 등 양을 확보해 질적 성장을 꾀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신종균 사장은 지난 2월에 열린 'MWC 2011'에서 연내 150달러짜리 휴대폰을 내놓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저가형 제품 개발을 통한 점유율 확대, OS 성장 등의 선순환 구축이 대안이 될 수 있다.

기술적인 문제도 선결해야 한다.

휴대폰 제조 업체 관계자는 "내부 연구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바다는 충분히 잘 만들어진 플랫폼"이라며 "다만 (삼성전자가 쓰지 않는) 퀄컴칩 등 다른 칩을 탑재해도 바다 OS가 최적화돼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등 기술적인 부분이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당장 바다를 오픈 소스로 전환해도 타제조사가 바다 플랫폼을 채택해 제품을 내놓기까지는 1~2년이 걸린다는 얘기다.

휴대폰 업계 관계자는 "제조업체 입장에서 바다는 수많은 OS 중 하나이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타제조사에 바다를 선택해야 할 이유를 제시하는 게 중요하다"며 "삼성전자가 바다폰 판매를 늘리는 등 성공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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