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속수무책.. 외환위기 전조?

[아시아경제 채지용 기자] 원달러 환율이 유로존 위기에 속수무책이다. 당국의 미세조정(스무딩오퍼레이션)도 소용없는 상황으로 유럽의 대책 마련에만 목을 매고 있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4.5원 급등했다. 지난 주말 유럽연합(EU) 재무장관회의가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난데 따른 실망감이 시장에 팽배한 가운데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기독교민주당이 베를린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서 그리스에 대한 지원 여부가 불투명해졌다.이에 따라 이번 주 만기되는 그리스 국채에 대한 유럽의 지원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결국 그리스가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를 맞게 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유럽에서 특단의 조치가 나오기 전까지는 환율 상승을 막을 방법이 요원하다는 것이다.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크게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날 환시에서는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출회되고 당국의 매도개입으로 추정되는 물량이 유입됐지만 역외의 거센 매수세를 막아서기에는 역부족이었다.조재성 신한은행 연구원은 "그리스 디폴트 루머가 퍼지면서 역외 매수가 집중된 가운데 당국도 한발 짝 물러나는 등 환율은 고삐 풀린 망아지였다"며 "유로존에서 특단의 대책을 내놓기 전에는 환율 안정이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유로화가 급락하면서 외환보유고의 큰 폭 감소 우려도 나오는 등 외환위기 일보 직전의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승지 삼성선물 애널리스트도 "그리스가 국채 만기상환을 못할 것이란 루머로 강한 역외매수세가 유입된데 따라 환율이 속절없이 급등했다"며 "9월말까지 유럽에서 뚜렷한 해결책이 나오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역외 매수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채지용 기자 jiyongch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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