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통행료 매년 2% 인상" VS. "현실적인 자구책 아냐"

통행료 인상 논란에 둘러싸인 한국도로공사 국감 현장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19일 성남 한국도로공사 본사에서 진행되고 있는 도로공사 국정감사는 통행료 인상에 대한 설득과 질타가 난무했다. 이어 제초제 사용 여부가 도마 위에 올랐으며 퇴직한 공사 직원이 휴게소 등에 재취업하는 등의 낙하산 인사가 논란이었다. 하지만 교통안전공단에 대한 질문은 단 3개에 그치는 등 편중된 국감이 이뤄졌다.

도로공사가 장제원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의원(한나라당)에 제출한 국감 자료에 따르면 도로공사는 매년 2% 정도씩 2년에 5%를 올리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는 하루 부채 이자만 32억원이 늘어나고 누적 부채만 23조원이 적체된 공사가 6년간 동결된 요금을 조금씩 인상해 부채를 탕감하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공사는 휴게시설 임대료의 연평균 상승률을 6%에서 8%로 올리고 공익 목적의 감면통행료를 보전받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하지만 감사 현장에서 의원들은 좀더 실질적인 자구책을 내놓지 못하고 통행료만 올리는 처사라며 난색을 표했다. 장제원 의원은 "통행료 인상이나 감면통행료 보전은 친서민·물가안정 정책에 역행한다"며 "내부적으로 자회사 매각과 자체감리 강화를 통한 비용 절감 등을 통해 자구노력을 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희수 의원도 "동감할 수 없는 자구책"이라며 "좀 더 현실적인 자구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또 하나의 이슈는 제초제였다. 도로공사가 고속도로를 관리하기 위해 사용하는 제초제가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의견이 속속 제기됐다.

박기춘 의원은 "도로공사 진천지사에서 맹독성 제초제인 그라목손 15리터를 살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홍일표 의원도 "지난해 6월부터 1년6개월간 중부고속도로 서대전~청주구간, 남이~일죽 구간, 경부고속도로 추풍령~비룡구간 등 3개구간 갓길 주변 10만8050㎡에 근사미, 그라목손, 글라신 등 3종의 제초제 112L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어 "인체와 함께 동식물에 위해하고 토양 및 수질 오염 등의 환경피해를 일으킬 수 있어서 어떤 명분으로도 사용이 금지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변웅전 의원은 "뜨거운 물로 도로 제초작업을 하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다"며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한편 도로공사에 대한 논란이 뜨거웠던 반면 교통안전공단에 대한 감사는 내부 비리에 대한 질의가 있었을 뿐 논의의 중심에서 벗어나 있었다. 그마저도 정일영 공단 이사장이 취임한지 얼마 안된 상황에서도 빠른 조치를 했다며 수긍하는 눈치로 마무리됐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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