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슈코2>, 비호감의 늪에 빠지기 전에

<도슈코2> 토 온스타일 오후 11시
<도전 슈퍼모델 코리아>(<도슈코2>)는 두 번째 시즌을 맞아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스스로 확실히 파악했다. 실제 경쟁이 펼쳐지고 있지만, 이 방송은 엄연히 ‘쇼’이며 경쟁의 과정은 장기적으로 드라마를 구현해 내야만 하는 것이다. 그래서 후반부까지 살아남을 가능성이 큰 인물을 중심으로 출연자들의 캐릭터를 구체적으로 구축한 지점은 제작진이 프로그램을 장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예컨대, 제작진은 지난 방송에서 중간 미션에 우승한 이선영이 선물을 독차지 하겠다고 하는 반응을 과거의 발언과 연결 짓는 동시에 이것을 일종의 복선의 장치로 다듬었다. 출연자에게는 가혹한 편집이나, 이는 방송이 길티 플레저로서 촬영 분을 활용하는 방식을 상당히 잘 이해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현재 <도슈코2>는 경쟁 리얼리티로서는 드물게 최종 우승자에 대한 기대와 별개의 갈등을 구동시킬 줄 아는 영악한 방송인 것이다.

그러나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방송은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간과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고 있다. 결국 갈등은 드라마를 위한 부수적인 것이며, 방송이 최종적으로 보여줄 것은 출연자들의 성장 서사다. 하지만 대다수의 출연자가 기성 모델이며, ‘미운 오리’처럼 긍정적인 반전을 보여줄 수 있는 입지전적인 인물이 이 방송에는 부재하다. 그래서 방송의 갈등은 충분히 흥미롭지만, 시청자들은 감정을 이입할 대상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응원할 사람이 없는 충돌은 자칫 강 건너의 싸움이 될 위험이 크다. 후보 모두가 비호감이 되기 전에 시청자가 공감할 수 있는 틈을 만들어줘야 한다. 우승자와 별개로 방송이 해피엔딩을 맞이하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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