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미끼원룸 주의보

[아시아경제 박현준 기자] 서울 신촌의 대학생 박모씨는 원룸 전세를 구하다 황당한 일을 겪었다. 보증금 300만원, 월세 30만원의 풀옵션 원룸이 있다는 인터넷 게시물을 보고 중개업자를 찾아갔더니 "보증금 300만원이면 월세를 60만원 내야한다"고 말을 바꿨다. 에어콘, 세탁기까지 갖춘 풀옵션 원룸을 그 가격에 내놓는 사람이 어디있냐고 면박까지 들었다. 박씨가 "인터넷에 올리지 않았냐"고 항의하자, 중개업자는 "물건이 있기는 하다"며 낡은 다세대주택으로 데려갔다. 방이 다닥다닥 붙은 반지하방 마루에는 공용 가스레인지 한 대만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중개업자는 "그 가격엔 이게 풀옵션"이라고 큰 소리쳤다.

불량 부동산 중개업자의 '미끼 원룸'을 물었다 헛수고만한 대학생 사례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전월세 대란을 기회로 삼아 대학가 주변 원룸임대 중개사이트들이 인터넷 상에 유령 매물을 내놓고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들은 인터넷상에 견본주택이나 신축 오피스텔 내부 사진을 올려놓고 물정 모르는 대학생들이 찾아오면 "벌써 물건이 나갔다"며 2~3배 더 비싼 다른 원룸을 보여주고 계약을 종용한다.

공정위는 이들에게 속지 않으려면 한국부동산정보협회 사이트(http://www.kria.or.kr)에 들어가 시세를 알아보거나 발품을 팔라고 권했다. 주변 시세 보다 너무 싼 전월세 원룸은 대부분 미끼라는 것이다. 벌써 피해를 당했다면 소비자상담센터(국번없이 1372)에 전화를 걸거나 소비자원 분쟁조정국(서울시 서초구 양재대로 108 한국소비자원)에 우편이나 팩스로 접수하면 된다.



박현준 기자 hjun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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