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 계열사 통해 몸집 키워
[아시아경제 김진우 기자]국내 10대 대기업집단의 계열회사 지분율이 총수 지분율의 50배에 육박했다. 그룹총수가 보유한 주식은 전체 주식의 1% 남짓하지만, 계열사를 통해 몸집을 불리고 경영권을 더 강화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28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자산기준 5조원 이상 55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의 주식소유현황을 분석·공개한 결과, 상위 10대 그룹의 계열사 지분 비율은 50.3%로 사상 처음으로 과반을 웃돌았다. 총수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은 1.1%였다.
20년 전인 1992년 총수(4.2%)와 계열사(35.5%) 지분 비율은 약 9배 차이였으나 이후 계속 간격이 벌어졌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이 들어와 국내 대기업의 구조조정이 이뤄진 2000년에는 총수(1.1%)와 계열사(41.2%) 지분 비율이 약 40배에 달했다. 이후 2000년대 들어 총수 지분율은 1% 초반, 계열사 지분율은 40% 초중반 수준을 기록하다가 올해 처음으로 50배 차이가 났다.아울러 총수와 계열사 지분을 비롯해 친족·임원·비영리법인 등을 모두 합친 10대 그룹의 내부지분율은 53.5%로 역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총수가 있는 38개 대기업집단의 내부지분율은 54.20%(총수 2.23%, 친족 2.24%, 계열사 47.36%, 비영리법인·임원 2.37%)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대기업이 성장과정에서 계열사를 설립하거나 인수합병(M&A)으로 규모를 키우면서 총수 지분율은 희석된 반면, 순환출자 등으로 계열사간 보유 지분은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박인규 공정위 기업집단과장은 "총수와 계열사 지분간 격차가 점차 늘고 있다"면서 "올해의 경우 현대중공업이 현대오일뱅크를 인수해 계열사로 편입하고, SK이노베이션이 물적분할하면서 3개의 회사로 나뉘어 계열사 지분율이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우 기자 bongo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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