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위기’를 기회로 만든 ‘신의 손’

[이 사람] 신신자 장충동왕족발 사장, “편의점 납품은 블루오션, 두 배 성장”

신신자 사장이 등산 중 모은 고사리를 들어보이고 있다.

신신자 사장이 등산 중 모은 고사리를 들어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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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위기는 기회, 새 길을 개척해 회사가 더 클 수 있었습니다.”

지난 겨울 구제역이 전국을 휩쓸 때 170개의 가맹점을 거느린 국내 족발시장 1위 회사 장충동왕족발이 흔들렸다.반년 가까이 지난 지금은 그 때의 위기는 다 없어진 걸까, 아니면 아직까지 고군분투 중일까.

지난 주말 대전CEO아카데미의 천태산 산행을 함께하며 신신자(56) 사장에게 “구제역 여파로 경영에 어려움이 있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새 판로를 뚫어 걱정이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신 사장은 구제역 파동 때 족발원재료 공급이 달리는데다 값도 뛰어 설 연휴를 포함해 7일간 공장을 멈췄다. 하루평균 10t을 생산하다 5t으로 줄이며 회사매출도 40%대로 떨어졌다.

한 마디로 ‘위기’였다. 그러나 신 사장은 새 길을 찾았다. 가맹점 매출에 기대기보다판로를 적극 개척했다.

편의점에 ‘편육’과 ‘꼬마족발’을 납품하기 시작하며 회사가 한 단계 올라설 수 있게 됐다. 10만개 가까이 주문이 몰리며 휴일에도 제품생산으로 바쁘다.

신 사장은 “편의점 납품을 블루오션이다”며 “지금은 생산량이 가맹점 50%, 편의점 50%로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이면 편의점쪽 판매량이 100% 이상 뛸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중소규모 족발업체에서 납품했던 족발들이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부적격판정을 받아 장충동왕족발로 주문이 몰린 것도 큰 힘이 됐다.

여기에 한식세계화를 위해 일본, 중국 등에 상표등록을 해놨다. 올 12월엔 일본의 대형 식품마트에도 뛰어들 계획이다.

또 냉동비빔밥 제조와 포장에 관한 특허를 출원하고 기내식비빔밥을 개발, 새 시장 개척에도 힘을 쏟고 있다.

국내 프랜차이즈업계 선두권에 섰지만 갈 길이 멀다는 신 사장은 한국프랜차이즈협회 부회장직과 윤리위원장직을 맡아 부도덕한 프랜차이즈기업 솎아내기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는 “윤리위원장은 협회로 들어오는 여러 민원, 가맹점과 공정하지 않은 계약 등 잘못된 점을 짚어내고 기업들이 윤리경영을 할 수 있게 끌어주는 역할”이라며 “프랜차이즈업계에선 우리 회사가 윤리경영의 모범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종가집 며느리에서 가맹점주로, 거기서 만족하지 않고 2001년 기업을 인수해 업계 최고로 키운 신 사장은 “아직 할 일이 많다”는 말을 남기고 힘차게 돌아섰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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