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성의 이슈파일/자산관리, 아내들이 나섰다!

이규성의 이슈파일/자산관리, 아내들이 나섰다!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얼마 전 친하게 지내는 삼성증권의 프라이빗 뱅커(PB) 한 분과 저녁을 같이 했습니다.

이 분이 관리하는 고액자산가는 평균 30억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그야말로 초우량 고객(VVIP)입니다. 그런데 몇 년 전 부터 고액자산가들의 행동이 조금씩 바뀌어 가고 있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아내에게 통장(자산)을 맡기는 남편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겁니다. 과거에는 남성들이 주로 자산 관리에 대한 문의를 하면 거기에 맞춰 컨설팅을 해줬는데, 최근에는 부부가 공동명의로 한 자산이 늘고, 여성의 목소리도 커지면서 여심(女心)을 사로잡는 재테크 상품이나 정보를 내놓지 않고서는 일이 쉽게 풀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남편들도 아내가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금융상품에 굳이 가입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자산관리에서 여성의 목소리가 커진 이유 중 하나는 남녀간의 수명 차이를 꼽을 수 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여성 100명당 남성이 68.6명에 불과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혼자 사는 여성이 많아진다는 얘기죠.

즉 수명이 긴 아내를 위해 은퇴자금 중 일부를 떼어 놓아야 하는데 부부가 같이 생활하는 동안 자금을 별도로 떼어두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특히 남편이 혹시 질병에라도 걸릴 것 같으면 ‘그 돈’은 그야말로 쌈짓돈이 돼버리기 십상이죠. 결국 아내를 위한 노후자금을 제대로 남기기 어려워 아내들도 나름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커진 겁니다.대한생명에 따르면 VVIP 1000여명을 분석한 결과 남성보다는 여성의 의사에 따라 고가의 보험상품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남편 사후에 안정적인 삶을 보장 받기 위해 보험상품을 선호하다보니 나온 결과입니다.

대한생명 강북종합자산관리(FA)센터의 방문고객 60%가 여성이며 부부가 함께 상담을 받더라도 금융상품 가입 시 최종결정은 아내들이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특히 자녀와 관련된 상속이나 투자와 관련해서 여성들의 입김이 세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도 여자의 마음은 여자가 더 잘 안다고 보고 여성 PB채용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삼성증권 전체 PB 1241명 가운데 여성PB는 358명에 달합니다. 특히 부자들이 몰려 있는 강남지역에 136명이 포진해 있어 타 지역보다 여성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의학적으로도 자산관리 즉 재테크 측면에선 남성보다 여성이 우월하다는 주장도 적지 않습니다. 남자와 여자는 뇌 구조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 남자는 성급한 반면에 여자는 실용적이고 안전한 판단을 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이규성 기자 bobos@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