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장마와 태풍에 하늘이 뚫린 듯 쏟아지는 비가 개면서 날씨가 거짓말처럼 맑아졌다. 구름 한점 없는 하늘에서 내려쬐는 태양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들고 나온 우산이 머쓱해진다.
요즘 증시가 그동안 조정에 대한 한풀이라도 하듯이 강하게 시세를 분출하고 있다. 시장을 지배하던 악재 해소에 실적장세에 대한 기대감까지 더해졌다. 2000선 초반까지 밀렸던 코스피지수는 어느새 2160대까지 올라왔다. '차화정'의 기존 주도주 외에 IT 등으로 매기가 확산되면서 전반적인 투자심리도 한결 좋아졌다. '안도 랠리'가 제대로 '서머 랠리'로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7월장 상승을 예견한 전문가들도 신이 났다. 상승할 수밖에 없는 이유들에 대한 근거를 대기 바쁘다.
신영증권은 추가상승을 낙관하는 이유 4가지를 수급측면에서 들었다. 첫째 대차잔고 감소에 주목했다. 이는 공매도 비중의 감소를 의미한다. ETF 설정액이 급증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으로 봤다. 외국인이 지수선물과 개별주식선물에 대해 매도포지션을 대폭 줄인 점도 시장 참여 외국인의 지수에 대한 스탠스 변화 조짐이다. 옵션시장 참여 외국인 포지션의 손익구조도 지난달 중순은 확실한 하락 베팅이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완화되는 모습이다.대우증권은 코스피가 '2중 천정'을 넘어 '상승N자형'으로 진행 중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코스피는 지난달 '하향쐐기형(downward wedge)'의 완성 후 반등 중인데 단기적인 관심은 6월1일 고점 근처에서 '2중 천정'을 형성할 지, 이 지수대를 돌파해 '상승N자형' 패턴을 형성할 지라고 설명했다.
김정환 애널리스트는 "단기 상승에도 아직은 과열권에 진입하지 않은만큼 추가적인 상승이 기대된다"며 "6월 중순 이후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라고 했다. '2중 천정'을 넘어 '상승N자형'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나대투증권은 억압된 상승욕구가 일시에 분출될 경우, 지수의 상승강도는 예상보다 더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3개월 목표지수를 2400으로 잡았다. 반등 이후 기술적 조정을 염려하기 보다 근본적 변화에 편승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기분 좋은 '안도 랠리'를 즐기던 뉴욕증시에 제동이 걸렸다. 이날 새벽 뉴욕증시는 무디스가 포르투갈의 국가신용등급을 정크(투자부적격) 등급으로 하향조정하면서 하락 마감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0.10% 하락한 1만2569.94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0.13% 하락한 1337.88을, 나스닥지수는 0.35% 상승한 2825.77을 기록했다.
뉴욕증시는 지난주 상승 랠리에 대한 차익 실현 분위기가 우세했고, 미국의 경제지표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무디스가 포르투갈의 국가신용등급을 네 단계나 하락시키면서 유로존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도 다시 높아졌다.
전날 화창하게 개었던 하늘은 오늘 언제 그랬냐는 듯이 구름이 많이 끼었다. 남쪽에서 비구름이 다시 한반도로 다가온다고 한다.
미국 경제지표가 예상치를 밑돈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남유럽 국가들은 아직 그렇게 많은 단계를 한꺼번에 떨어뜨릴 정도로 신용등급이 높은가 싶을 정도다. 지수 발목을 잡은 주범은 차익실현 욕구다.
손해를 보면 끝까지 버텨도 수익이 나면 참지 못하는 게 일반 투자자들의 심리다. 남들이 차익실현할 때를 어떻게 이용해야 할까.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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