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곧 강물이 범람할 시기가 다가오고, 또 언제 전염병이 발생할지 모르니 일단 후퇴했다가 겨울에 다시 공격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오나라로 출병한 이듬해 음력 2월, 무창(武昌)을 점령한 진나라 진남대장군 두예가 휘하 장수들과 작전회의를 할 때 한 장수가 이처럼 건의했다. 많은 막료들이 이에 수긍하는 눈치였다. 그러자 두예는 단호히 명령조로 대답했다. "지금 우리 군사들의 사기는 하늘을 찌를듯이 높다. 그것은 마치 '대나무를 쪼갤 때의 맹렬한 기세(破竹之勢)'와 같다. 대나무란 일단 쪼개지기만 하면 그 다음부터는 칼날을 대기만 해도 저절로 쪼개지는 법인데 어찌 이런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단 말인가."
두예는 곧바로 오나라 도읍인 건업(建業)으로 진격해 그야말로 파죽지세처럼 몰아쳐 단숨에 건업을 함락시켰다.
두달간 조정을 받은 증시가 거침없는 상승세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발목을 잡던 그리스 문제는 한숨을 돌렸고, 미국 경제지표도 상승장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ISM 제조업지수가 예상을 깨고 상승하면서 투심에 불을 붙였다. 이제 7월장 상승을 의심하는 목소리를 듣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부담이 있다면 단기 급등에 따른 과열 우려 정도다.지난 1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6월 ISM제조업 지수는 전월 53.5를 상회하는 55.3을 기록했다. 이는 블룸버그통신 집계 전문가 예상치 52.0과 마켓워치의 52.3을 모두 넘어서는 것이다.
이는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부품 조달 차질로 성장세 둔화를 겪었던 제조업 경기가 반등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앞서 지난달 제조업지수는 2009년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특히 낙폭은 1984년 이후 최대치를 보였다.
경기 둔화 우려가 투자심리를 억누르는 주요 변수였기에 이 결과에 대한 미국장의 반응도 화끈했다. 6월말 4일 연속 평균 1% 내외의 급등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다우지수는 이 소식에 1.36% 추가 상승했다.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을 염두에 두더라도 ISM지수 반등에 따른 국내 수혜주에 관심을 가질만한 시점이다.
하나대투증권은 ISM지수 반등으로 그동안 소외됐던 섹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이라며 IT업종을 주목했다. 국내 업종지수 중 미국 ISM제조업지수와 가장 밀접한 관계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 전기전자업종이다. IT업종은 연초붵 미국 경기둔화 우려를 선반영해 계속 조정을 받았다. 미국 경기에 대한 우려가 ISM지수 반등을 계기로 완화된다고 한다면 가장 피해를 입었던 IT업종의 수혜가 가장 클 것이란 얘기다.
은행업종도 관심대상으로 분류했다. 미국에서는 은행업종이 ISM지수와 유사한 궤적을 그린다. 국내에서도 은행업종이 IT업종 다음으로 ISM지수와 상관관계가 높다. 하반기 국내 경기선행지수의 회복가능성까지 감안하면 은행주에 대한 관심도 높일 때란 조언이다.
좀더 적극적인 투자전략가들은 안도 랠리 수준을 넘어 추세 반전의 시도가 이어지는 것으로 해석한다. 그리스 긴축안 통과와 미국경기에 대한 우려가 감소하는 등 지난달까지 조정 요인의 완화국면 속에서 점진적인 경기와 기업실적 개선 기대를 확인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계단식 우상향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현대증권은 7월에도 미국의 부채한도 상향조정, 유럽 은행권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발표 등 불안요인이 있지만 6월의 위험요인과 비교할 때 큰 위협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보다 외국인 매수 전환 기대감과 주식형 펀드로 자금 유입 등 수급상황, 국내외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 3분기 이익 개선에 초점을 둔다면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신영증권은 ISM지수에 이어 고용쪽 지표도 예상밖으로 호조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 경기회복에 힘을 실었다. 이를 가정한다면 자동차와 IT주를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물론 7월장에 비단길만 깔려있는 건 아니다. 앞서 지적한 것처럼 6월말부터 급하게 오른 지수를 생각지 않을 수 없다. 그리스 2차 지원책과 유럽은행의 스트레스테스트 결과발표, 미국의 부채상한 증액 여부, 글로벌 경기와 인플레이션, 기업실적 발표 등 지켜봐야 할 변수들이 적지 않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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