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헐리우드는 '위키리크스'와 전쟁중

[아시아경제 이현정 기자]헐리우드 영화사들이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에 대한 이야기를 영화화하기 위해 판권 매입 경쟁을 벌이면서 신문사와 기자들이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현재 드림웍스, HBO, 유니버설픽처스, BBC 등 영화 제작사들이 준비중인 위키리크스 관련 영화는 적어도 5개 버전에 달한다. 이에따라 영화 '원작'이라고 할 수 있는 기사와 책에 대한 독점 판권을 따내기 위한 영화사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드림웍스는 이미 영국 일간 가디언의 기자 데이비드 리와 루크 하딩이 쓴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의 삶을 담은 책의 판권을 매입했다.

드림웍스는 더불어 어산지의 옛 동료 다이엘 돔샤이트 베르그의 책 '인사이드 위키리크스'의 판권 또한 구입했다.

그러나 이에 정통한 한 소식통에 따르면 드림웍스는 최고의 영화를 만들기 위해 더 많은 판권을 매입하길 원하고 있다. 계약을 맺은 기자나 편집장은 다른 라이벌 영화사들에 위키리크스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해줄 수 없게 된다.

알랜 루스브리거 가디언 편집장과 이안 카츠 부편집장은 이미 드림웍스와 이같은 계약을 맺었으며 이들은 상당히 많은 돈을 받았다고 FT는 전했다.

루스브리거 편집장은 "개인적으로 별도의 돈을 받은 적이 없으며 모든 돈을 가디언을 위해 사용될 것"이라며 이같은 사실을 부인했다.

빌 켈러 뉴욕타임스(NYT) 편집장도 지난해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오스카상을 휩쓴 영화 '허트 로커'의 각본을 쓴 마크 볼에게 위키리크스 기사에 대한 판권을 팔았으며 그는 뉴욕타임스로부터 적절한 대가를 받을 예정이다.

BBC와 손잡은 케이블체널 HBO도 어산지에 대한 판권을 사들였다. 이 영화는 올해 '인사이드 잡'으로 아카데미 영화상 장편다큐멘터리를 수상한 찰스 퍼거슨 감독이 연출을 맡게 된다.

유니버설 픽처스 역시 엔론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엔론: 세상에서 제일 잘난 놈들'의 감독 알렉스 기브니와 함께 위키리크스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준비 중이다.

이현정 기자 hjlee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