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FAO 새 사무총장에 브라질 그라지아노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브라질의 기아퇴치를 진두 지휘했던 식량 전문가가 국제연합(UN) 식량농업기구(FAO) 사무총장으로 선출됐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의 외교적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다.

블룸버그통신 등 회신은 26일(현지시간) 조제 그라지아노 다 실바 전 브라질 식량안보장관이 UN FAO 사무총장으로 당선됐다고 보도했다. 그라지아노 전 장관은 이날 이탈리아 로마 FAO본부에서 열린 사무총장 선거 2차 투표에서 180개 회원국이 참여한 가운데 미겔 앙헬 모라티노스 전 스페인 외교장관을 92대 88로 제쳤다. 그라지아노 전 장관은 자크 디우프(세네갈) 현 사무총장의 후임을 맡게 되며 임기는 내년 1월 1일부터 2015년 7월 31일까지다. 중남미 지역에서 FAO 사무총장이 배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라지아노는 루이스 이냐시오 룰라 다 실바 전 대통령 정부에서 기아퇴치·식량안보 장관을 역임했으며 특히 룰라 정부의 기아퇴치 프로그램 ‘포메 제로(Fome Zero)’ 계획을 입안한 주인공이다. 이 계획을 통해 브라질은 기아에 시달리는 인구를 절반으로 줄였고 2003년 13%에 이르던 빈곤율을 4.8%로 줄이는 성과를 냈다.

그라지아노 전 장관의 당선은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의 외교적 성과로도 평가받고 있다. FAO는 UN에서 세계보건기구(WHO) 다음으로 규모가 크다. 브라질 정부는 그의 당선을 위해 중남미·아프리카 지역 등 신흥국가들의 지지표를 모으는 등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FAO는 최근 전세계 식량가격 상승으로 2010년 6월 이후 4400만 명이 기아와 빈곤에 시달리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토니 홀 전 미국 UN대사는 “그라지아노는 매우 어려운 시기에 사무총장의 중책을 맡게 됐다”면서 “전세계적으로 빈곤이 확산되고 FAO 조직의 개혁도 절실하기에 확고한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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