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 천국' 일본, 지열발전 재부상

[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온천의 천국 일본에서 지열발전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일본 정부가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에너지 정책을 전환한 가운데, 지열발전 관련 규정을 완화할 것이란 기대감에 일본 전력업체와 광산업체들이 다시 지열발전에 뛰어들고 있다고 23일 보도했다. 일본 구리생산업체 미쓰비시머티리얼은 아키타현 내 국립공원 인근에 내달 지열발전을 위한 시추공을 뚫을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재 5000kw인 도호쿠전력의 지열발전소 발전용량을 높일 계획이다.

일본전력개발과 미쓰비시가스케미컬의 합작 벤처사는 지열발전 사업을 위한 아키타현 부지 평가를 마쳤으며 향후 몇 년 내로 개발을 시작할 계획이다.

일본 정유업체 이데미쓰 고산을 비롯한 업체들도 지열발전소를 세우기 위한 부지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일본 기업들이 열기가 식었던 지열발전에 다시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영향으로 일본 환경성이 지열발전을 장려하기 위해 관련 규정을 완화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전세계 화산 활동의 10%를 차지하며 온천이 풍부한 일본은 지열자원이 풍부하다. 일본산업기술종합연구소(AIST)에 따르면 일본의 잠재 지열발전 전력 생산량은 국립공원 내 지역을 제외하고도 1514만kW로 원자로 15개에서 생산되는 전력과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지열발전소는 18개로 전력 생산량은 53만kW 정도에 그친다. 일본의 전체 전력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0.3%에 불과하다.

1970년대 오일쇼크를 계기로 일본의 지열개발은 적극적으로 추진됐으나 원자력발전 보급과 엄격한 규제에 부딪혀 관심 밖으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일본의 지열 자원 80% 가량은 국립공원에 위치하고 있는데, 일본 환경성은 그동안 환경오염 우려로 국립공원 내에서 지열 개발을 거의 허락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4월 시작된 올 회계연도에 환경성이 지열발전 관련 규정을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환경성을 지열발전을 위한 시추공을 국립공원 바깥쪽에서 비스듬히 뚫는다면 지열개발을 허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열발전 관련 규정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많은 기업들이 지열 발전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날씨의 영향을 받는 태양광발전, 풍력발전과는 달리 지열발전은 꾸준히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열발전의 전력 생산 비용은 kW당 20엔으로 풍력발전보다는 비싸지만 태양광발전보다는 저렴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온천 관광업계의 반대가 지열발전 성장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온천 관광 업계는 지열발전이 온천수를 마르게 할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큐슈전력과 닛테쓰광업은 지열발전 개발에 적합한 가고시마현을 발견했으나 지역자치단체와 온천 관광업체들의 반대로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공수민 기자 hyun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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