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법인화 반대에 대학원생들도 나섰다

[아시아경제 박은희 기자]서울대 법인화와 관련해 묵묵히 상황을 지켜보던 대학원생들이 들고 나섰다. '서울대 법인화에 반대하는 대학원생 모임(이하 대학원생 모임)'이 22일 오후 1시 서울대학교 대학본부 앞에서 법인화에 반대하는 내용의 연명 성명서를 발표한 것이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법인화 원점 재검토'를 주장하며 대학본부 점거농성 중인 후배들을 지지하는 한편 학교 측이 성실히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22일 대학본부 앞에서 '서울대 법인화에 반대하는 대학원생 모임' 학생들이 서울대 법인화 반대 플래카드를 들고 자신들의 주장을 전달하고 있다.

22일 대학본부 앞에서 '서울대 법인화에 반대하는 대학원생 모임' 학생들이 서울대 법인화 반대 플래카드를 들고 자신들의 주장을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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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발언자로 나선 사회학과 대학원생 김보미씨는 "학부생들도 우리를 강의실에 틀어박혀 연구만 하는 좀비처럼 여긴다"며 "우리도 우리가 어떤 생각과 뜻을 가질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립대의 법인화는 대학의 기업화를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했다.두번째로 발언을 한 정치학과 대학원생 박천우씨는 "진작 우리가 해결했어야 했던 문제들로 고생하게 해서 미안하다"며 "총장프리덤이나 본부스탁과 같이 새로운 시위문화를 만들어낸 점은 후배지만 배울 점이고 고맙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두 사람의 발언 뒤에는 각 기초학문 고사를 표현하는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성명서 연서 작업은 20일~21일 이틀간 이뤄졌으며, 총 524명(22일 오후 2시 현재)이 연서했다. 대학원생 모임은 오늘 성명서 발표를 시작으로 공립대 법인화에 관련된 세미나를 열고, 각 지역구 국회의원 사무소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는 등 현행 법인화법 폐기를 위해 뛸 예정이다. 대학원생 모임은 대학본부 점거농성에 개별적으로 참여하던 대학원생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꾸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실명대신 Unique란 이름으로 성명서에 참가한 한 대학원생은 이와 관련해 "대학본부 3층에서 밤샘을 하고 있는데, 학부생이 와서 어느 과냐고 해서 대학원생이라고 대답했더니 옆에 있던 분도 '나도 대학원생이다'라고 대답해 대학원생 모임의 시작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낮 12시부터 3시까지 이어진 이틀째 끝장 토론에서도 학교측과 학생회측은 합의점을 찾는 데 실패했다.

이학래 서울대 학생처장은 22일 "학생들과 법인화 및 점거 농성 해제 문제를 두고 포괄적으로 논의했지만 서로 이견을 좁히는 데는 실패했다"고 말했다.

이 처장은 "본부와 총학생회는 22일 오후 6시께 다시 만나 앞으로의 대화 일정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박은희 기자 lomor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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