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IB를 가다]이경영 미래에셋증권 법인장, "한국증권사 장점 발판 삼을 것"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지선호 기자] "7~8년 안에 자본금을 1조원대로 늘려 아시아 톱텐 증권사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경영(사진) 미래에셋증권 홍콩법인장은 9일 홍콩 센트럴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주식중개업무(브로커리지)를 중심으로 당분간 홍콩법인의 덩치 키우기에 집중할 것임을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기회가 생긴다면 인수합병(M&A)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미래에셋증권 홍콩법인의 자본금은 3000억원대다. 이를 향후 몇 년안에 1조원 규모로 키운다는 게 단기적인 목표다. 이 법인장은 "글로벌 금융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국내 업체의 외형은 상당히 작기 때문에 여러부문에 걸쳐 투자은행(IB) 딜을 진행하는데 제약이 따른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구에서 오랜 기간에 걸쳐 축적된 자본력 수준을 따라잡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이를 단축하는데 M&A가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래에셋의 경우 홍콩법인이 글로벌 투자전략을 총괄하기 때문에 외형확장이 가능하다. 다만 사람이 문제다. 이 법인장은 "자본확충과 함께 인재 영입에 보다 공격적인 투자가 진행되야 한다"며 "인적자산이 전부인 금융업계에서 이 부분에 투자를 게을리 한다면 기대할게 없다"고 단언했다.

미래에셋증권 홍콩법인은 초창기 미래에셋자산운용을 든든한 원군으로 삼았다. 하지만 이제는 제법 규모가 큰 해외 자산운용사들과 거래하며 두터운 고객층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 이 법인장의 설명이다. 그는 "180여개 기관과 거래하고 있다"며 "그 가운데는 오펜하이머펀드, 템플턴도 있다"고 밝혔다. 이들 유명 기관과의 거래는 곧 트랙레코드(실적)와 연결된다. 이를 토대로 기업으로부터 IPO주관사 선정이라는 '러브콜'을 받는다.

아직 메인 스폰서로 활동하기에는 트랙레코드가 부족하지만 조금씩 실적이 쌓이면 언젠가는 빅딜의 중심에 서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이 법인장은 "현재 상황은 마치 현대차가 80년대 미국에 진출해 외국 자동차 회사와 경쟁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스몰 딜'을 통해 트랙레코드를 쌓으면서 본격적인 IB부문으로 발전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그는 "프리IPO펀드는 4억~5억달러 규모의 경우 외국 IB와 함께 참여해 트랙레코드를 쌓을 수 있다"며 "IPO 주관사를 받으려면 고객 베이스를 더 늘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규성 기자 bobos@
지선호 기자 likemor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