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무역적자 축소 위해 명품 수입 금지

[아시아경제 조윤미 기자] 베트남이 무역수지 적자 축소를 위한 명품 수입 제한 조치를 더욱 강화하고 나섰다.


명품 수입업체들은 베트남 정부가 증가하는 무역수지 적자와 아시아의 높은 물가 상승을 조절하기 위해 명품 수입을 제한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유럽 연합(EU)와 외교관 역시 국제무역기구(WTO) 법에 위배되는 처사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 베트남 정부가 무역적자 축소 방안의 하나로 수입차, 휴대폰, 화장품, 와인, 양주 등 명품 수입을 제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베트남 정부는 26일부터는 자동차 수입도 엄격히 통제한다. 이에 따라 베트남내 모든 자동차 판매 업체들은 베트남 정부의 공식허가를 받아야 영업할 수 있다.

베트남의 5월 무역수지는 17억 달러 적자를 나타냈다.3개월 전 경제 안정화를 위해 생필품을 제외한 품목의 수입을 억제한 것에 이번 명품 수입을 추가로 제한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주부터 항공편을 통한 휴대전화와 와인, 미용제품 수입은 금지됐다. 오직 하이퐁항, 다낭항, 호찌민항 등 3개 항구에 설치된 세관을 통해서만 이들 품목이 반입되고 있다.

베트남은 최근 경제성장에 힘입어 부유층이 늘어나면서 아이폰, 롤스로이스 자동차를 비롯해 HTC자동차 등 명품 수입이 크게 늘어 무역적자를 늘리는 주범이 되고 있다.

베트남 정부 관계자는 "이번 수입 제한 조치로 베트남의 무역적자를 줄이고 소비자들을 질 낮은 가짜 수입품목으로부터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기업가들과 외교관들은 수입 제한은 국제무역법에 위배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외교관들은 "이번 수입 제한 조치는 지난 20년간의 베트남 경제 성장에 제동을 걸 수 있다"고 말했다.

EU 역시 "베트남은 국제무역법을 따라야 할 것"이라면서 "최근 베트남의 수입 제한 조치를 계속 유지할 경우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베트남 부 휘 황 산업무역부 장관은 "이번 제한 조치는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한 '필수적인 정책'이며 물가상승을 억제하고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도울 것"이라면서 WTO 규정 위반과는 관계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HTC자동차의 부 덕 칸 전문이사는 "많은 자동차 판매소들이 문을 닫게 되고 중고차 거래만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입제한 품목에 들어간 휴대폰 업체 노키아는 당장 몇 주 내로 복잡한 공급망을 재설계해야 할 판이다. 이전에는 도로와 비행기를 이용해 베트남으로 물건을 수송했지만 지금부터는 지정된 항구를 통해서만 들여올 수 있기 때문이다.

노키아 윌리암 해밀턴-위테 인도차이나 전무이사는 "공급망 교체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종합적으로 우리는 세부계획을 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FT는 외국 투자자들의 말을 인용해 "베트남의 수입 제한이 밀수입을 심화시키고 세관의 부패를 야기할 것이며 이전에도 그래왔다"고 꼬집었다.




조윤미 기자 bong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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