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해영의 좋은 시선]사회인 야구 리그전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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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사회인 야구팀 수는 측정이 불가능하다. 지역마다 크고 작은 팀들이 무수히 많다. 통계를 내기 어려울 정도다. 다양한 리그에서 뛰나 공식기관의 관리도 전무하다. 등록 절차조차마저 생략될 때도 있다. 때문에 전국의 야구인 수는 현 시점에서 파악할 길이 없다.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 보자. 1980년대 대한민국에는 조기축구 열풍이 불었다. 1990년대를 지나면서 유행은 바뀌었다. 축구 붐이 사라지고 대신 동네야구 방식으로 치러지던 사회인야구가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그 수는 삽시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현재는 프로야구 인기에 발맞춰 상당한 규모를 자랑한다. 몇몇 대회는 체계적이고 정기적인 시스템으로 대성황을 이루기도 한다. 하지만 성장 속도에 반해 그들을 위한 공간 및 대회는 턱없이 부족하다. 운동장이 없어 경기를 치르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할 정도다. 그들은 취미나 운동 삼아 동네야구 하듯 유니폼을 입지 않는다. 모두가 선수로 뛴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프로를 밟지 못해 펼치지 못한 젊은 날의 꿈을 대신 쏟는 야구인도 적지 않다.

이들의 체계적인 활동을 위해 정책 및 관리 등의 도입이 절실하다. 프로야구단과 같은 거창한 형태를 말하는 게 아니다. 가까운 일본을 살펴보자.

일본의 사회인야구 결승전은 도쿄돔에서 열린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셈. 흔치 않지만 경기 뒤 몇몇 선수들은 프로구단에 입단한다. 메이저리그를 밟는 선수도 종종 발견된다. 이는 ‘야구’라는 종목이 보다 대중화되어 사회체육으로 자리 잡았다는 증거다. 제대로 된 경기장과 리그 운영이 없었다면 좋은 선수가 배출될 수 있었을까. 핵심은 체계적인 시스템이다. 그것이 뒷받침됐기에 전반적인 성장이 가능했다. 이른바 야구 선진국으로의 발돋움이다.

이에 비하면 국내 사회인야구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다. 그 키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쥐고 있다. 직접 나서야 한다. 당장 힘들더라도 대회를 계속 주최하고 늘려나가야 한다. 지원이 잇따른다면 국내 야구 저변은 상당히 탄탄해질 것이다. 일본처럼 발전과 성장을 동시에 이뤄낼 수 있다. 크고 작은 전국 팀들의 통합 관리도 가능해진다.

그 실행은 결코 ‘야구팬 확보’에 그치지 않는다. 엄청난 경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골프가 그 비전을 제시해준다. 경기를 보고 직접 실행에 옮길 수 있다는 것만큼 매력적인 스포츠는 없다. 야구에서도 ‘보고, 맛보고, 즐기고’의 시대는 충분히 찾아올 수 있다.

마해영 ISPN 해설위원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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