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친노(親盧)진영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2주기를 맞아 한 단계 진화하고 있다. 한때 스스로를 폐족(廢族)이라 부를 정도로 위기에 놓였지만 지난해 6ㆍ2 지방선거를 통해 정치적 명예를 회복하면서 야권의 명실상부한 한 축으로 구심력을 회복했다.
노 전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리던 이광재 전 강원지사는 6ㆍ2 지방선거와 4ㆍ27 강원지사 보궐선거에서 야권의 차차기 대선주자의 면모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스로 대권 도전을 선언했던 그는 지사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인지도가 낮은 최문순 후보를 당선시키는데 성공했다. '왼팔' 안희정 충남지사도 마찬가지다. 안 지사는 '충남 2인자론'의 틀을 깨고 충청권 맹주가 됐다.'리틀 노무현'이라는 별명이 붙은 김두관 경남지사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 이광재-안희정에 이어 영남의 대표적인 친노 정치인으로 자리 잡았다.
반면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는 친노진영 내부에서도 입지가 위축된 상황이다. 친노의 정치적 '성지'로 일컫는 김해을 선거에서 패배하면서 그의 정치력의 한계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유 대표의 대안으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급부상하고 있다. 처음에는 유 대표에 대해 실망한 지지층들의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보던 친노진영에서조차 문 이사장의 '대망론'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친노진영의 한 관계자는 "출마를 강요하기보다는 스스로 선택하는 시간을 주면서 기다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문 이사장은 조만간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과 자신의 성찰을 담은 '문재인의 운명'을 출간한다.제3지대인 정치권 밖에서 시민의 정치활동을 이끌고 있는 이해찬 전 총리는 최근 야권의 통합 문제에 적극 개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직접 선수로 뛰는 것보다 범친노를 한데 묶는 역할을 자처한 것으로 보인다.
노 전 대통령 서거 2년이 지난 친노는 정치권에 화려하게 부활하면서 노무현 정신을 이어갈 '스타'들을 대거 양성하는데 성공했지만, '통합'이라는 최대 과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참여당이 독자생존의 길을 택할 가능성이 높은데다 민주당 친노진영 내부에서도 손학규 대표와 정세균 최고위원의 지지를 놓고 갈라진 양상이다. 일각에서는 통합의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가 문 이사장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이는 '문재인 대망론'과 맞닿아 있다.
김달중 기자 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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