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재정난에 '입주민 쥐어짜기'식 경영 논란

새아파트 입주자들에게 '중도금' 대출 권유해 '빚쟁이' 만들고‥입주 기간 짧게 잡아 '이사 대란'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해 '입주민 쥐어짜기' 경영을 하고 있어 논란이다.

LH와 인천 남동구 향촌휴먼시아 입주예정자들에 따르면, LH는 최근 자금 조기 회수를 위해 새 아파트 입주자들에게 '계약금-잔금' 납부 조건의 계약을 '계약금-중도금-잔금' 납부 조건으로 변경하도록 홍보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9월 향촌휴먼시아 입주예정자들에게 계약 전환을 통해 최대 1억8000여만원의 중도금을 내라고 권유했다. 중도금 선납시 7% 할인 혜택을 줄 테니, 입주자 입장에선 대출 이자(3.79%)를 제외하더라도 3.21%를 할인받아 이득이라는 점을 홍보했다.

이에 따라 향촌휴먼시아 입주자 중 1400여 명이 약 2000억 원 가량을 대출받아 잔금을 먼저 낸 것으로 알려졌다.

LH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었다는 입장이다. LH관계자는 "입주자는 200만~400만원을 할인 받고, 우리는 자금 회수를 빨리 할 수 있었다"며 "재정난을 극복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해당 방안을 고안해 시행했다"고 말했다. 반면 입주자들은 "LH때문에 빚쟁이가 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정복기 입주예정자모임 대표는 "당초 계약대로 집을 팔아서 잔금을 내면 은행 이자도 물 필요가 없었다. LH가 입주자들을 쥐어짜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려고 무조건 대출을 권유한 것 아니냐"며 "대출 이후에 상당수 입주예정자들이 집이 팔리지 않아 계속 대출을 유지해야 해 낼 이자가 할인 금액보다 더 많게 됐다"고 주장했다.

LH는 최근 입주하는 새아파트들의 입주 기간을 예전보다 짧게 잡아 입주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실제 향촌휴먼시아의 경우 오는 26일부터 다음달 26일까지 32일간이 입주 기간인데, 입주자들은 "너무 짧다"며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정복기 대표는 "요즘은 부동산 침체기라 집을 팔기가 하늘에 별따기인데 잔금 납부 기한인 입주기간까지 짧아지는 바람에 대부분의 입주자들이 높은 연체 이자(9~13%)를 물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아무런 사전 동의나 통보없이 입주기간을 정해 놓고 주민들이 동의했다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32일간 3200여 가구가 입주하려면 하루에 100가구가 이사해야 하는데 이것도 여러면에서 물리적으로 힘든 일"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LH 관계자는 "다른 지역 입주 아파트들도 모두 규정대로 30일 안팎으로 주고 있다"며 "사전에 충분히 공사 완공 및 입주 시기를 공지하기 때문에 한 달이라는 기간이 짧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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