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 '체크카드론', 출시 한 달 안돼 '판매중지'

가계부채·과당경쟁 우려에 금감원 지도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6등급 이상의 고신용자의 경우 체크카드만 갖고 있어도 신용대출을 해 주는 신한카드의 '체크카드론'이 출시한지 한 달도 안 돼 사실상 판매가 중지된다.

19일 금감원 관계자는 "(신한카드 측에)가급적이면 (판매를)안 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제시했고 신한카드가 수용했다"며 "내일(20일)부터 안 팔기로 했다"고 말했다. 체크카드론은 이달 초 신한카드가 야심차게 내놓은 신상품으로, 자사 체크카드 소지자 중 고신용등급자(6등급 이상)에게 최대 500만원까지 신용대출을 해 준다.

그러나 가계 빚 부담이 90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체크카드 사용자들에게도 신용대출을 제공할 경우 가계의 신용 리스크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카드업계에서는 체크카드론이 '제 2의 카드론'으로 업체간 과당경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금감원 측은 "카드론은 신용카드 회원에게만 제공하는 상품인 반면, 체크카드론은 카드론이 아닌 일반대출"이라며 "카드사가 일반대출을 하는 것은 현행법상 합법이지만, 소비자 보호 취지에서 중단을 요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사 측도 금융당국의 요청에 즉각 화답해 체크카드론 판매를 중단키로 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체크카드론 판매 후 여론이 크게 나빠져 내부적으로도 고심하고 있던 차에 금융당국이 판매중단을 제의해 왔다"며 "20일부터 바로 중단할 것은 아니지만, 접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신한카드는 빠르면 내일부터 체크카드론 판매를 중단할 예정이다. 단 이미 집행된 대출의 경우는 취소가 불가능하다.

금감원 관계자는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하고 소액신용대출 시장에서 회사들간의 경쟁이 심해 건전성 시스템상의 우려도 있기 때문에 소비자보호 차원에서 체크카드론 판매를 막았다"며 "약관을 심사하는 금융당국으로서는 당연한 조치"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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