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형제기업, 경영난에 '비틀비틀'

원자재값 올라 팔수록 손해··· 국순당 1분기 영업익 작년의 30분의1·배상면 주가 27억 적자

[아시아경제 이영규 기자]'형제' 주류기업으로 백세주와 산사춘, 막걸리 등 전통주를 생산 판매하고 있는 국순당과 배상면주가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와 올해 1분기(1~3월) 영업이익이 4분의 1로 줄거나 아예 '적자'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특히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했다는 것은 물건을 팔수록 손해를 본다는 의미여서 기업의 경쟁력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백세주로 유명한 국순당은 올해 1분기 1억7100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인 지난해 4분기(10~12월) 영업이익 6억4100만원의 4분의 1수준이다. 또 전년도 같은 기간의 영업이익 33억4500만원에 비해서는 무려 3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처럼 국순당의 영업이익이 급감한 것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제조원가가 크게 오른데 반해 제품가격은 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순당 관계자는 "술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쌀, 페트병 등 원자재 가격이 모두 올랐는데, 막걸리와 백세주 등 제품 가격은 과거 수준을 유지하다 보니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산사춘'으로 유명한 배상면주가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이 회사는 매출도 줄고, 영업이익은 아예 적자로 전환됐다. 배상면주가의 지난해 매출액은 175억원으로 전년도의 177억원보다 2억원이 감소했다. 산사춘을 제외하곤 내세울 만한 제품이 없다보니 전체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영업이익은 2009년 4446만원 흑자에서 지난해에는 무려 27억6000만원 적자로 돌아섰다.

배상면주가 관계자는 "지난해 포천에 양조인 양성학교와 수도권 지역에 느린마을 양조장을 잇달아 건립하는 등 많은 투자를 하다 보니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이처럼 영업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배상면주가의 올해 상장계획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배상면주가는 올해 상장을 통해 제2의 도약을 이룬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상황이 여의치 않자 배상면주가는 지난달 말 이마트 등 대형마트에 납품중인 '산사춘'(300㎖) 가격을 13%가량 인상했다.

한편, 국순당과 배상면주가는 우리나라 전통주의 대부(代父)인 우곡 배상면 선생의 아들인 배중호(큰아들), 배영호 사장이 운영하는 회사로 국순당은 백세주로, 배상면주가는 산사춘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잘 알려진 전통 주류 명가다.



이영규 기자 fortune@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영규 기자 fortune@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