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FRB·달러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은?

美FRB·달러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달러 가치가 급락하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가중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달러를 폐지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끝난 4월 정례 금융통화정책회의에서 양적완화 기조를 유지하면서 지난달 달러 가치는 6개월만에 최대 월간 하락폭을 기록했다.

지난달 29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장중 한때 72.834로 2008년 7월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달러지수는 4월 한 달간 3.8% 하락, 5개월 연속 내림세를 나타내면서 지난해 9월 이후 최대 폭으로 하락했다.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1일(현지시간) FRB-달러 폐지론은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이 아니라며 론 폴 하원의원(공화·텍사스)이 내년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FRB가 폐지될 것이라고 전했다.

FRB는 역사적으로도 몇차례 폐쇄를 맞은 바 있다. FRB 무용론은 미국 건국 초기에 가장 민감한 문제였다. 미 초대 재무장관 알렉산더 해밀턴의 주도로 1791년 설립된 1차 합중국은행(FRB)은 제임스 메이슨 4대 대통령 재임기인 1811년 폐쇄됐다. 당시 민주주의 세력은 자본주의 세력이 중앙은행을 설립해 금융권을 장악하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공격했다.

제 7대 대통령 앤드루 잭슨도 이에 동의, 1816년 재설립된 2차 합중국은행을 1836년 다시 한번 폐쇄했다. 이후 1913년 연방준비제도위원회법이 통과되면서 FRB는 건국 137년만에 항구적으로 존재하게 됐다. 1837년, 1839년, 1857년, 1873년, 1907년 등 주기적으로 경제 공항이 발생하면서 중앙은행의 필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FRB가 폴 의원과 같은 반대론자 때문에 또다시 폐쇄된다면 '무엇이 FRB와 달러를 대체할 것인가'하는 문제가 남는다.

IHT는 민간은행이나 미 재무부가 FRB 역할을 대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례로 1907년 공항 당시 미 대형 투자은행 JP모건 체이스는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중앙은행의 역할을 대신한 바 있다.

달러를 대신할 통화로는 금이 첫 손가락에 꼽힌다. 금 지지자들은 달러의 가치가 소수 엘레트 집단인 FRB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비판하고 있다. 예를 들어 현재 FRB를 이끌고 있는 벤 버냉키 의장이 기준금리를 0~0.25%로 유지하면서 달러가치는 폭락하고 있지만 1980년대 FRB 의장이었던 폴 볼커가 금리를 20%까지 올리자 달러 가치는 급등했다.

반면 금의 가치는 시장을 통한 집단 지혜(collective wisdom)나 금 생산업체들의 생산량에 따라서 결정된다. 금이 달러보다 시장 결정적이라는 의미다. 이 때문에 금 지지자들은 달러보다 금이 통화로서 더 나은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자유시장의 전도사인 밀턴 프리드먼 노벨 경제학 수상자는 통화정책 결정에서 정치적 입김이나 개인적인 편견을 배제하기 위해 컴퓨터 프로그램에 따라 통화량 공급을 결정하자고 말한 바 있다.

미국 경제학자 존 테일러는 자신이 개발한 통화정책 운용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테일러 준칙’이라고 불리는 이 방안은 적정 인플레이션율과 잠재 국내총생산(GDP)을 감안해 균형금리 수준을 결정하는 것이다.

유로, 파운드, 엔, 위안화 등 복수 통화로 달러를 대체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카네기멜런대학의 알런 멜처 교수는 “복수 통화 바스켓을 사용할 경우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연간 2%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해수 기자 chs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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