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용기 있는 사과

[기자수첩]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용기 있는 사과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우리가 비싼 요금을 지불하며 특급호텔에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차별화된 서비스와 맛, 품질 등에 대한 믿음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최근 국내 최정상급 호텔에서 고객의 믿음을 깨트린 해프닝이 발생해 큰 파장을 몰고 왔다. 신라호텔이 한 여성 고객의 입장을 거부했던 것. 그 이유가 바로 '한복'을 입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 더욱 큰 논란이 됐다. 한복의 치마는 밟힐 수가 있고 식기 등에 걸릴 위험이 있어 다른 손님들에게 피해를 줄 수가 있다는 설명에서다. 이 여성 고객은 저명한 한복 디자이너인 담연 이혜순 씨로 영화 '스캔들'과 '쌍화점'의 의상을 만들었다.

이번 사건은 트위터 등에 일파만파로 퍼졌고 누리꾼들은 "호텔신라의 역사의식과 문화의식이 이 정도 뿐이라면 삼성을 어찌 판단하고 생각해야 하는가", "기모노를 입은 일본 여성분이 왔다면 과연 입장을 거부시켰겠느냐"고 비난을 퍼부었다.

결국 이부진 사장은 13일 오전 이 씨를 직접 찾아가 사과했다. 이 자리에 동석했던 한인규 사업 총괄 전무 또한 삼성그룹 공식 트위터 '사람인'을 통해 거듭 사과의 뜻을 밝혔으며, 호텔신라 측도 '정중히 머리 숙여 사과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이번 사건은 분명 호텔 측의 잘못으로 이미지를 생명으로 하는 호텔에 있어서 엄청난 타격일 수밖에 없다. '손님은 왕이다'라는 말은 서비스업에 있어서는 케케묵은 고전이긴 하지만 가장 평범한 진리이며 특히 대표적인 서비스업으로 꼽히는 호텔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불변의 법칙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어진 대처에 있어서는 "과연 삼성"이란 말이 절로 나오게 했다. 직원의 잘못에 대해 오너가 책임을 지고 직접 고객을 찾아가 사과를 하는 것은 세계 어느 나라를 통틀어도 흔한 일이 아니다.

어느 일에서나 잘못은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사건의 무마 등 단순 진화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정해야 할 부분은 확실히 인정하고 이후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번 사건의 경우 발단이 우리 고유의 복장인 '한복'에서 발생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씁쓸하지만 이부진 사장이 직접 보여준 용기 있는 사과는 저절로 미소를 머금게 한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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