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요 금융기관 지정 놓고 ‘줄다리기’

[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ㆍ재무부ㆍ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시스템상 중요한 금융기관'(SIFI)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 줄다리기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재무부와 FRB는 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AIG)ㆍGE캐피털 등 10개 미만을 SIFI로 지정할 태세지만 FDIC는 이보다 훨씬 많은 30~40개 업체를 지정했으면 하는 바람이다.FDIC는 지난해 7월 통과된 금융개혁법에 따라 파산한 비은행 금융업체를 단계적으로 해체할 권한이 있다. 대형 금융업체의 파산이 구조적 위험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FDIC는 될 수 있으면 많은 업체를 SIFI에 포함시켜 엄격하게 규제할 생각이다. 가능한 한 많은 업체를 SIFI로 지정해 이들 업체에 예방 조치가 취해지길 바라는 것이다. 달리 말해 SIFI로 지정한다는 것은 미래의 AIG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는 업체를 지목하는 것이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1800억 달러(약 195조6600억 원)의 구제금융을 받은 AIG는 현재 높은 자기자본비율과 유동성 조건을 요구 받고 위험자산 투자도 제약 받는다.비은행 금융업체들은 SIFI로 지정될 경우 강도 높은 규제에 따라 수백만 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면서 수익이 줄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SIFI에 지정되지 않도록 로비작업도 활발히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과 세계 최대 연기금인 미 교직원연금보험(TIAA-CREF)은 지난 2월 재무부 관계자와 만나 이 문제를 논의했다. 사모펀드 폴슨앤코와 DE 쇼도 지난 1월 FRB 당국자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SIFI 지정 업체는 크게 줄 것으로 보인다. SIFI 지정을 논의하는 금융안정감시위원회(FSOC)는 다음달 정례회의를 갖는다. 이에 앞서 FSOC 위원인 다니엘 타룰로 FRB 이사는 "SIFI 대상이 확대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대다수 비은행 금융업체가 골드만 삭스나 메릴 린치처럼 은행지주회사로 전환하거나 다른 업체로 흡수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금융개혁법에 따르면 자산 규모 500억 달러 이상의 은행지주회사는 자동적으로 SIFI로 지정된다.




조해수 기자 chs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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