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미국 지방 정부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우려가 커지면서 최근 지방채 시장이 급속히 위축되는 가운데 지방채 시장의 공급과 수요도 계속 줄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왔다.
◆지방채 시장 '먹구름'=월스트리트 저널은 지방채 컨설팅업체 뮤니시플마켓어드바이저스의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 재건 채권(BAB) 발행에 힘입어 지난해 지방채 발행 규모가 4310억 달러(약 468조5000억 원)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면서 "그러나 올해 지방채 발행 규모는 2000억 달러로 지난해 대비 반토막날 것"으로 4일(현지시간) 전했다.BAB는 지방 정부가 인프라 건설을 목적으로 발행하는 과세형 재건 채권에 대해 35%의 이자비용을 연방 정부가 부담하거나 투자자에게 세금 공제 혜택을 주는 채권이다.
시장정보 제공업체 톰슨 로이터에 따르면 올해 1ㆍ4분기 지방채 발행 규모는 464억3000만 달러로 지난 2000년 동기 390억9000만 달러 이래 최소를 기록했다. 거래량도 급감했다. 지난 1분기 하루 평균 거래 규모는 116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5% 줄었다.
이에 따라 지방채 금리는 상승했다. 지난 1일 지방채 10년물 금리가 3.21%로 치솟았다. 지난해 11월 1일의 경우 2.51%였다. 30년물 금리도 같은 기간 3.86%에서 4.8%로 뛰었다.지방채 수요의 70%를 차지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디폴트 우려로 등을 돌린 게 지방채 시장 위축의 직접적인 원인이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리퍼FMI에 따르면 지방채 투자 뮤추얼펀드에서 지난달 30일 이전 한 주 사이 빠져나간 자금은 4억360만 달러다. 이로써 뮤추얼펀드의 자금 순유출은 20주 연속 이어졌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자금 유출 속도가 둔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4주 이동 평균 순유출 규모가 2월 24일~3월 23일 6억9400만 달러에서 3월 3~30일 5억3500만 달러로 준 것이다.
기관투자가들도 지방채 투자를 줄이고 있다. 보험사 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AIG)은 지방채 보유량을 2009년 541억 달러에서 지난해 466억 달러로 줄였다. 14%를 감소시킨 것이다.
자동차 보험업체 올스테이트의 지방채 보유 규모도 2009년 240억 달러에서 지난해 160억 달러로 33%나 줄었다.
뮤니시플마켓어드바이저스의 토머스 도 최고경영자(CEO)는 "5월 중순까지 단기 지방채 금리가 0.2% 포인트, 장기채의 경우 0.1% 포인트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금리 지방채에 투자하라=지금처럼 지방채 금리가 올라갈 때야말로 지방채 투자의 적기라는 지적이 나왔다. 투자자문업체 디어필드 파이낸셜 어드바이저스의 딕 벨머 회장은 "일부 지방채 이자소득에 면세 혜택이 주어진다"면서 "이는 과세대상 채권의 수익률 5%와 맞먹는다"고 설명했다.
벨머 회장은 "지방채 디폴트 우려가 너무 부풀려졌다"면서 "대다수 지방채는 회사채보다 디폴트 가능성이 낮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상환기금채권 같은 일부 지방채의 경우 디폴트 우려가 전혀 없다"면서 "지방채 시장에서 옥석을 가릴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상환기금채권이란 미 연방 정부가 만기시 총부채를 상환하기에 충분한 기금을 수탁인에게 신탁하는 채권이다.
벨머 회장은 지방채의 신용등급보다 펀더멘털과 상환방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상하수도 등 필수 서비스 사업과 관련된 수익채권에 투자하는 게 좋다"면서 "병원 수익채권 같은 것은 디폴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수익채권이란 해당 채권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한 특정 자산의 수익에 따라 원금과 이자가 지급되는 방식의 지방채다.
벨머 회장은 "상환기금채권과 필수 서비스 수익채권의 금리가 2~3%로 고위험-고수익 지방채에 비해 낮다"면서 "그러나 지방채 투자는 안전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방채 시장의 경우 시장유동성이 부족해 만기까지 보유해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에 디폴트 가능성이 낮은 종목을 택해야 한다는 뜻이다.
조해수 기자 chs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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