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미국 지방 정부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올해 1ㆍ4분기 지방채 발행 규모가 분기 기준으로 10여 년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올해 1분기 지방채 발행 규모가 440억 달러(약 49조 원)로 2000년 1분기 391억 달러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28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5% 급감한 것이다.지방채 수요의 70%를 차지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디폴트 우려로 등 돌린 게 직접적인 원인이다. 지난해 11월 이래 지방채에 투자한 뮤추얼펀드의 순유출 규모는 291억 달러다.
지방채 보험률이 급락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엑소더스'는 가속화하고 있다. 2005년의 경우 지방채 가운데 57%가 보험에 가입돼 있었다. 하지만 현재 6.2%만 보증 받고 있다.
떠나간 투자자들을 다시 끌어들이기 위해선 지방채 수익률이 더 높아져야 한다.TOB(Tender Option Bond)를 발행했던 구조화투자회사(SIV)가 지난 금융위기 이후 사라지면서 대규모 기관투자가들을 지방채 시장으로 끌어들이지 못하는 점도 문제다. TOB란 장기 고정 금리인 지방채를 단기 변동 금리로 증권화한 채권이다. 헤지펀드들은 이를 통해 지방채에 투자했다. 이에 힘입어 TOB 규모는 한때 2500억~5000억 달러까지 늘기도 했다.
지방채 컨설팅업체 뮤니시플마켓어드바이저스의 창업자 토머스 도는 TOB 없는 지방채 시장을 "팥소 없는 찐빵"이라고 표현한 뒤 "현재 지방채 시장이 개인투자자들로 유지되고 있지만 한때 기관투자가들의 주요 투자처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지방 정부들이 지난해 미국재건채권(BAB)으로 대규모 자금을 확보해 지방채 발행이 줄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BAB는 지방 정부가 인프라 건설을 목적으로 발행하는 과세형 재건 채권에 대해 연방 정부가 이자 35%를 부담하거나 투자자에게 세금 공제 혜택을 주는 것이다.
BAB 프로그램은 지난해 말 종료됐다. 지방 정부는 자금조달 비용을 덜기 위해 BAB를 마구 발행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1일까지 발행된 BAB 규모는 1163억 달러(전체 지방채의 27%)로 급증했다. 전년의 경우 641억 달러다.
지방 정부가 재정적자 줄이기 차원에서 긴축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것도 지방채 발행 감소에 한몫했다.
도는 "지방채 발행이 이런 속도로 준다면 지방채 시장은 큰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면서 "주요 은행들이 지방채 시장을 떠나거나 투자를 크게 줄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해수 기자 chs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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