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불법 약물 먹여 키운 돼지고기 유통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에서 인체에 해로운 불법 약물을 먹여 키운 돼지고기가 유통돼 2008년 멜라민 분유 사건 이후 또 한번 식품 안전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약물을 먹인 돼지고기 유통 소식이 중국 전역에 퍼지면서 선전 증권거래소에서 냉장·냉동 돼지고기를 유통하는 식품회사 슈앙후이(雙匯) 주가가 하루 제한 낙폭인 10%까지 떨어졌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중국 중앙TV(CCTV)가 중국에서 유통되고 있는 돼지고기 일부에 대해 인체에 유해한 약물을 먹고 자란 돼지를 도축한 것이라고 폭로했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장쑤성 난징 인근의 돼지 농가에서 천식 치료에 쓰이는 클레부테롤을 섞은 사료를 사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매일 1000 마리의 돼지를 도살하는 난징시의 한 도살장의 경우 도살 돼지의 80~90%가 클레부테롤 함유 사료를 먹고 자란 것으로 밝혀졌다.

클렌부테롤은 사람이 소량을 섭취해도 발열, 심장박동 불규칙, 근육 경련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지만 돼지 농가는 약물을 먹여 키운 돼지가 지방층이 얇고 살코기가 많다는 점을 악용했다. 중국 정부는 클렌부테롤을 살아있는 가축류에 투여하는 것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문제의 돼지고기는 슈앙후이를 통해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전해졌다. 슈앙후이는 중국 전체 돼지고기 유통시장의 13.5%를 점유하고 있는 큰 회사다.

중국의 냉장·냉동 돼지고기 시장은 2005년 420억위안(약 64억달러) 규모에서 지난해 730억위안 규모로 성장했다. 중국인의 소득수준이 높아져 육류에 대한 소비가 늘면서 2015년 돼지고기 시장은 1430억위안 규모로 급성장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돼지고기 유통 과정이 불투명한데다 수 많은 도살장에 면허가 없어, 많은 축산농가가 사용하면 안 되는 약물을 먹여 돼지를 키우더라도 식품 당국의 조사를 피해 시중에 유통될 위험이 크다.

유럽연합(EU)의 많은 국가들은 이러한 중국산 돼지고기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일찌감치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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